6개대, 등급간 차등화 긍정적…“구체성 없어”
연세대·고려대 등 6개 사립대학이 21일 정부의 ‘학생부 실질반영비율 확대와 등급 구분’ 요구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학 입학 전형에서 고교 내신 1~4등급 동점 방안을 검토해 ‘내신 무력화’ 논란을 일으켰던 이들 대학은 내신 실질반영 비율을 얼마로 할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교육인적자원부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정책에) 변화를 줄 만한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등 사립대 입학처장들은 이날 ‘2008학년도 입학전형(안) 논란에 관련해 드리는 말씀’을 내어 이렇게 밝혔다. 내신 1~4등급 동점안을 검토했던 이화여대는 이날 발표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 대학 입학처장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2008학년도 정시전형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등급간 차등화도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그러나 학생부 반영비율의 증가가 수험생의 합리적 기대치를 벗어나서는 안 되며, 교육 현장의 안정성 및 예견 가능성에 부합하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008학년도 수시전형은 내신에 무게를 두고 평가하고, 정시전형은 수능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는 전형방식을 검토해 왔다”며 “정시전형만을 전체인 것처럼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훈 중앙대 입학처장은 “고교 현장이 혼란스러워한다는 목소리에 이날 오후 (입학처장들이) 모여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각 대학들이 자유롭게 결정할 것이고, 중앙대도 현재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규태 교육부 대학학무과장은 “대학들이 학교 현장의 불안을 고려하고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정책에) 변화를 줄 만한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 현장에선 수시 모집에 지원할지, 정시 모집에 지원할지 선택해야 하므로 대학들이 일찍 결정해 발표해 주길 바라더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들 대학의 내신 1~4등급 동점안 검토가 학생부를 중시하는 2008학년도 대입정책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처사로 규정짓고 대학 재정지원 재제, 교수 정원 동결 등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4월 내신 1~2등급 동점처리 방침을 발표했던 서울대도 등급 구분 요구를 받고 있다. 이수범 최현준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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