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자청…아시아 개방 압박 수단인 듯
미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4일 오후 5시(현지시각)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3일 밝혔다.
농무부는 리처드 레이먼드 식품안전담당차관이 워싱턴 주재 한국특파원들을 대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도축이나 포장 과정에서 적용되는 안전기준과 준수현황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한국 언론만 대상으로 일요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자청하고, 토요일 오후에 급히 통보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한국 내부의 거센 반발 여론을 미국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이런 대응은 다른 아시아 나라에도 쇠고기 시장 개방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22일 아시아 특파원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중국, 대만도 한국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과 동일한 조처를 촉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잘못된 언론의 보도와 인터넷 루머가 상당 부분 촉발시킨 논란이 양국간 통상 논쟁 재연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한국에서 제기된 의혹이 허위이거나 잘못 해석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신문은 이번 논란은 한때 미국산 쇠고기의 3대 수출시장이었던 한국으로 재진출하는 게 쉽지 않으며 대선 압승과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서수민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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