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효순이 추모제 현장
“미공개 자료 공개요구 할것”
“미공개 자료 공개요구 할것”
미선·효순이의 추모비 담장에 하얗고 빨간 꽃이 피었다. 한 손에 초를 든 촛불 소녀도 등장했다. 민족미술인협회가 지난 11일부터 미선이·효순이를 추모하는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관리가 되지 않아 담장은 먼지로 엉망이었어요. 꽃다운 나이에 죽음에 이른 만큼 담장 가득 꽃을 수놓아 주고 싶었습니다.” 살아 있었다면 처녀가 됐을 두 소녀는 여전히 중학생의 모습으로 사진 속에서 웃고 있었다.
2002년 6월13일 여중생 신효순·심미선(당시 14)양이 미군 궤도차에 깔려 숨진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56번 지방도로 서낭당 고개에 세워진 추모비 앞에서 13일 ‘미선·효순 6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 8개 진보단체 회원 100여명은 이날 두 소녀의 영정에 흰 국화를 헌화했다.
6년이 흐른 지금도 미선이·효순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평통사 등은 2003년 의정부지방검찰청에 당시 수사기록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정보 공개를 거부하는 검찰과 긴 법정 다툼을 벌였다. 김종일 전 여중생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대법원의 정보공개 결정에도 검찰은 사건 현장을 재현한 테이프와 당시 현장을 촬영한 사진 등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자료를 넘겨주지 않았다”며 “미공개된 자료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통사는 “미 군사법정은 ‘사고 장갑차 운전병이 여중생을 볼 수 없었고, 통신장애가 있어 관제병이 운전병에게 여중생이 있다는 것을 알리지 못했다’고 판결했지만, 일부 넘겨받은 수사기록을 검토해보니 ‘통신장애가 없었다’는 진술과 ‘운전병이 여중생을 봤다’는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주/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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