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이정민 회장
“실명제 강제 반대…획일 규제, 표현 자유 저해
포털, 중립 내세우며 옳지않은 요구에 끌려다녀”
“실명제 강제 반대…획일 규제, 표현 자유 저해
포털, 중립 내세우며 옳지않은 요구에 끌려다녀”
“사이트 운영을 해보니,누리꾼 가운데 99%는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합니다. 악성 댓글을 달거나 불법 게시물을 올리는 누리꾼은 1%정도입니다. 1%의 문제는 99%의 지혜로 정화할 수 있습니다. ”
개인 블로거들과 중소 인터넷콘텐츠업체 100여개가 회원사로 등록돼 있는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이정민 회장(사진)은 지난 10년간 누리꾼들과 사업자들의 정화 노력으로 인터넷 세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인터넷 유머사이트 ‘웃긴대학’의 대표로, 사이트 내에서는 ‘사무처장’으로 불린다.
이 회장은 “정부가 문제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로 모든 누리꾼을 범죄자로 취급해서는 안된다”며 최근 정부의 인터넷 규제 움직임을 비판했다.
-인터넷을 통한 촛불시위 확산을 계기로 정부가 최근 인터넷 실명제 도입 확대 등 규제를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우리는 서비스 초기부터 인터넷 실명제를 했다. 정부가 강제해서 한 것이 아니라 게시판 이용자와 사업자가 합의해서 만들어낸 일종의 규칙이다. 우리 사이트 내부에는 30개가 넘는 게시판이 있는데, 해당 게시판을 오래 사용한 이용자가 관리자가 돼 이용자들과 함께 규칙을 만든다. 이 때문에 게시판마다 규칙이 다 다르다. 지금 각 인터넷 사이트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포르노나, 개인정보침해 등 불법적인 게시물을 차단하고 있다. 실명제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피를 차단하는 사이트도 있다. 인터넷 초기에는 불법 게시물 차단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발전했다. 순간순간 오류도 발생하긴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실명제를 옹호하지만, 정부가 강제화하는 것은 반대다. 획일적으로 규제를 마련해 모든 사이트에 공통적으로 적용한다면, 서비스의 다양한 발전을 막을 수 있고 전체적으로 의사 표현의 자유가 저해될 수 있다. 악성 댓글과 건전한 댓글의 경계조차도 모호하지 않은가.”
-다수가 머리를 맞대서 나오는 ‘집단지성’에서도 오류가 생길 수 있지 않나?
“민주주의라는 것은 원래 다수가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다수의 집단지성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엘리트 의식이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누리꾼과 국민을 분리해서 보는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다. 국민이 거의 모두 인터넷을 쓰는데 왜 구분을 하나. 누리꾼이 곧 국민이다. 물론 항상 다수가 옳은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 없는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있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성역을 두지 않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일부 언론이 다수가 옳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대표는 그동안 포털과 중소콘텐츠업체 간의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이 문제와 최근 제기되고 있는 포털 규제론은 구분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을 공정하게 만들자는 논의가 아니라, 사업자 책임론을 근거로 결국 누리꾼들의 목소리를 억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협회 회원사가 아닌 나우콤 대표가 구속되자 협회 차원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나우콤 대표 구속, 다음커뮤니케이션 세무조사, 포털사에 대한 경제5단체의 게시물 관리 요청 공문 발송 등 일련의 사안들이 여론 통제를 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경제5단체가 관리를 요청한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관련) 게시물들은 음란물처럼 불법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말한 것이다. 포털이 이미 법적으로 문제되는 사항은 관리하고 있는데 이 이상 무엇인가 더 하라는 것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포털 사업자들은 최근 상황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포털들이 중립만을 표방하며 정당하지 않은 요구에 대해 적극 대처를 하지 않고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포털에게는 누리꾼들의 권익이 더 중요하다.” -영리를 추구하는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모든 규제를 맡기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1차적으로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간의 문제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부만 나서는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누리꾼, 사업자가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에 대한 규정을 논의하고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공개적으로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문제다.” -앞으로 인터넷이 어떻게 활용됐으면 하는가. 또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부가 인터넷산업의 발전을 막지 말아야 한다. 놔두면 열심히 살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등 구조적인 문제라면 모를까 인터넷 여론 통제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이 자유로움 속에서 스스로 통제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들지 못하는 이상향을 만드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최근 협회 회원사가 아닌 나우콤 대표가 구속되자 협회 차원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나우콤 대표 구속, 다음커뮤니케이션 세무조사, 포털사에 대한 경제5단체의 게시물 관리 요청 공문 발송 등 일련의 사안들이 여론 통제를 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경제5단체가 관리를 요청한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관련) 게시물들은 음란물처럼 불법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말한 것이다. 포털이 이미 법적으로 문제되는 사항은 관리하고 있는데 이 이상 무엇인가 더 하라는 것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포털 사업자들은 최근 상황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포털들이 중립만을 표방하며 정당하지 않은 요구에 대해 적극 대처를 하지 않고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포털에게는 누리꾼들의 권익이 더 중요하다.” -영리를 추구하는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모든 규제를 맡기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1차적으로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간의 문제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부만 나서는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누리꾼, 사업자가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에 대한 규정을 논의하고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공개적으로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문제다.” -앞으로 인터넷이 어떻게 활용됐으면 하는가. 또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부가 인터넷산업의 발전을 막지 말아야 한다. 놔두면 열심히 살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등 구조적인 문제라면 모를까 인터넷 여론 통제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이 자유로움 속에서 스스로 통제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들지 못하는 이상향을 만드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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