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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왜곡보도’ 발로 뛴 대학생에 딱 걸려

등록 2008-07-02 19:27

동아 “촛불시위 이후 매출 80% 떨어져” 보도에
상점 13곳 돌며 “촛불과 무관…황당하다” 확인
한 대학생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상점들이 ‘촛불시위로 인해 매출이 뚝 떨어졌다’는 언론 보도의 사실 여부를 검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기한(24·수원대 법학2)씨는 지난 1일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 중 ‘거리시위 때문에 우리가 거리 나 앉을 판’이란 제목의 기사를 접했다.

<동아일보>가 보도한 이 기사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 단체 대표들이 “고물가, 촛불집회 장기화 등이 한국경제를 위기로 치닫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사는 특히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 거리의 상점들은 촛불시위 이후 많게는 80%까지 매출이 떨어졌다’는 송파구소상공인위원회 이종덕 부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실었다. 인터넷에서는 “문정동 로데오 거리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었다.

문정동에서 20여년을 살아온 김씨는 직접 로데오 거리로 가 보도 내용이 맞는지 여부를 검증해보기로 했다. 촛불시위 장소와 한참 먼 문정동에서 매출이 떨어졌다는 내용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데다, 이 보도로 인해 자기가 사는 동네 상점들까지 매도되는 상황을 내버려둘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15곳의 의류가게를 돌아다니며 매출감소 여부와 촛불시위와의 관련성, 동아일보 기사에 대한 생각 등을 물었다. 답변을 거부한 가게 두 곳을 빼고 13곳의 가게에서 “촛불과 매출 감소 사이에 관련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한 업소는 “원래 5~6월은 의류 시장이 비수기라 매출이 줄어드는 시기다.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해도 매출에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까지 했다.

김씨는 취재 결과를 표로 정리해 포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렸다. 한 누리꾼이 곧바로 “동아 기사만 보고 문정동 로데오 거리 불매할 뻔 했네요”라는 댓글을 올렸다. 김씨는 “문제의 기사를 인쇄해 상점 주인들에게 보여줬을 때 대부분 ‘황당하다’는 대답을 했다”며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2시간을 투자했는데, 다행히 우리 동네에 대한 오해가 풀리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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