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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공장굴뚝에서 창작열기 피어오를 때

등록 2008-09-28 22:30

대구시 중구 수창동의 옛 연초제조창은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처럼 2013년까지 대구 문화창조 발전소로 개조된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 중구 수창동의 옛 연초제조창은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처럼 2013년까지 대구 문화창조 발전소로 개조된다. 대구시 제공
대구 연초창 등 문화발전소 탈바꿈
이상화 옛집 복원 도심관광 활력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과 프랑스의 오르세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근·현대 미술관들이다. 두 미술관의 공통점은 철거 위기에 놓인 옛 건물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1947년에 지어져 수명을 다한 화력발전소와 1939년 폐쇄된 기차역이 현대적 미술관으로 탈바꿈해 관광객들을 구름같이 불러모으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도심에서 버려진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최초의 담배 제조창과 최초의 화력발전소가 문화발전소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추진위원회를 꾸려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유산인 중구 수창동의 케이티앤지(KT&G·옛 담배인삼공사)의 옛 연초제조창을 대구 문화창조 발전소(가칭)로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이 연초제조창은 한국의 첫 담배 공장으로서 1923년부터 70여년 동안 담배를 생산해오다 1996년 문을 닫았다. 대구시는 터 1만5176㎡에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 두 채를 2011년까지 새단장하고 야외공원도 만들어 2013년까지 문화생산 공간으로 재창조할 계획이다. 이종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추진위원은 “대구의 연초제조창을 문화 생산 공간으로 변신시키고, 생생한 하위 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마포구 당인동의 서울 화력발전소도 전기 생산을 멈추는 2012년 문화창작 발전소로 바꾸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 화력발전소는 1930년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로 세워져 한때 서울시의 전력수요의 상당부분을 감당했으나, 현재는 수도권 전력수요의 1% 정도만 생산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디자인·영상·게임 창작자들을 위한 공간과 디자인 연구소, 박물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이 곳의 발전소 기능을 유지하되, 창작 공간으로도 활용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대구는 연초제조창 외에 도심 한가운데 방치된 옛 건물과 골목길을 다듬는 사업도 시작했다. 이 계획에 따라 헐릴 위기에 놓였던 이상화 옛집이 지난달 12일 새단장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대문을 활짝 열었다. 이 건물에 대해서는 1999년부터 보존운동이 시작돼 시민들이 1억원 가까운 성금을 거둬 복원에 힘을 보탰고, 인근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은 군인공제회는 이 건물을 사들여 대구시에 기부했다. 앞으로 이 옛집 마당에서는 갖가지 문학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또 흩어져 있는 도심지의 근대 문화유산을 골목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독립운동가 서상정·서상돈 옛집을 복원하고, 고교생들이 독립 만세를 불렀던 3·1 운동길과 잇는다. 또 조선 말기 미국 선교사들이 머물렀던 주택과 제일교회·계산성당·종로화교협회 등 근대 건축물도 관광 명소로 가꾼다.

김명주 대구 중구청 공공디자인팀장은 “1950년 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 덕에 큰 피해를 겪지 않았다”며 “건축물들이 비교적 잘 보존된 특성을 살려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도심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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