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개인정보 31만건 저장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8일 은행 고객 2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대부업자 등에게 판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대형 시중은행 영업사원 박아무개(29)씨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한테서 개인정보를 산 김아무개(22)씨 등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은행 영업사원 박씨는 2006년 8월 평소 알고 지내던 씨티은행 영업사원 송아무개(29)씨한테 이 은행 고객들의 개인정보 3만1천여건을 넘겨받는 등 지금까지 모두 31만9천여건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이 가운데 2만여건을 지난 9월 대부업자 허아무개(28)씨 등에게 200만원을 받고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로부터 압수한 이동식 저장디스크(USB)에 보관된 고객 명단에는 나이와 주민등록번호, 직장과 직급 등의 개인정보가 들어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쪽은 “경찰로부터 통보를 받는 대로 우리 고객정보가 맞는지와 유출 경위 등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유출된 고객정보는 제2금융권 영업사원이나 대부업자들에게 넘어가 주로 대출 광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데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7~9월 포털사이트에 ‘금융권 고객정보 판매’ 등의 광고를 낸 뒤 중국인 해커한테 사들인 사금융 고객정보 26만5천여건을 되팔아, 2200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박아무개(26)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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