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위원회는 19일 오후 4시20분께 염습으로 김수환 추기경의 입관 의식을 시작했다. 1천여명이 참석해 30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염습에서 장례 지도사들은 김 추기경의 유해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다. 추기경의 주검에는 사제직을 수행할 때 처음 받은 흰색 제의가 입혀졌다. 간소한 장례절차를 당부한 고인의 유지에 따라 주교관 등은 착용되지 않았다. 다만 김 추기경이 평소 기도할 때 사용했던 나무 묵주만 부장품으로 포함됐다.
오후 5시께 추기경의 유해가 유리 안치대에서 삼나무 관으로 옮겨졌다. 230㎝ 길이의 관 뚜껑에는 추기경의 신앙을 상징하는 고유의 문양과 십자가가 새겨져 있었다. 이어 일부 사제와 유가족이 차례로 나와 추기경의 유해 위로 성수를 뿌렸다. “주님, 그를 죄의 사슬에서 풀어주시고 당신 품에 받아들여 영원한 안식을 누리다 부활하는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기도와 함께 삼나무 관의 뚜껑이 닫히고, 김 추기경은 영원한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10여분 동안의 입관의식은 문화체육관광부 의궤기록팀 3명이 상세히 기록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빈소에 대신 보내 조의를 표했다. 문 전 비서실장은 “노 전 대통령께서 직접 조문을 오고 싶어하셨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내가 대신 왔다”며 “노 전 대통령은 김 추기경과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한 경험이 있고, 참여정부 시절에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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