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사 협상이 결렬된 2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 안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는 노동자 가족들이 평택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해 울고 있다. 이정아 쌍용차노조 가족대책위원장(왼쪽 둘째) 등 가족들은 물과 전기 공급이 끊긴 공장 안에서 파업 농성을 계속하는 노동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하며 평화적 해결을 호소했다. 평택/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사쪽 “청산 전제로 회생계획 제출 검토”
쌍용자동차 노사가 끝내 ‘희망의 불씨’를 살리지 못했다.
2일 쌍용차는 7월30일부터 나흘 동안 노조와 벌여온 마라톤 협상의 결렬을 선언하고 “법원에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4·5면
이유일·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남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가 ‘총고용 보장’이라는 원칙을 고수한 채 단 1명의 구조조정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더 이상 대화를 진전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나흘간 협상에서, 지난 6월8일 통보한 정리해고자 974명 가운데 40%에 이르는 390명을 무급휴직이나 영업직 전환 등을 통해 직접고용을 보장하고 나머지 584명은 희망퇴직(331명)과 분사한 회사로 재배치하는 안을 내놨다. 그러나 노조는 정리해고 철회를 전제로 한 ‘비상인력운영계획’에 따라 고용관계를 유지할 것을 요구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 협상 결렬로 쌍용차 평택공장은 다시 대충돌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조가 ‘결사항전’ 의사를 밝히고, 회사 임직원들 사이에선 ‘이제 공장에 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점거농성장인 도장공장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가 추진하는 영업직 전환 등의 일부 계획을 수용하고 임금 추가삭감안에 양보하면서 대타협을 하려고 했는데 정리해고 대상자 가운데 6 대 4의 비율을 정해 일방적 해고를 끝내 강행하려 했다”며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조 쪽은 “아직 대화의 창구는 열려 있다”고 대타협의 여지는 열어놨다. 회사 쪽은 “마지막 회사 안을 받아들이는 것 외엔 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협상 결렬을 선언한 회사가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을 언급함에 따라, 쌍용차의 청산 절차 논의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는 기업의 해체를 전제로 하는 회생계획안으로서 자산 처분 및 분배 절차가 끝나면 회사는 소멸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쌍용차가 공중분해되면 협력업체를 포함한 수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평택 지역경제가 파탄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법원의 결정을 지켜보면서 우선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주노동당은 홍희덕 의원과 이수호 최고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평택공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교섭 결렬 선언은 쌍용차의 평화적 해결을 기대한 국민들의 바람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무대책으로 일관해온 정부 당국은 이제라도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 공권력에 의한 대형 참사를 막고 쌍용차 회생을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평택/홍용덕 기자,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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