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 현황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전국 추모 열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국민들은 엄숙하고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서울광장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청사, 민주당 사무실 등에는 지난 18일 밤 일제히 분향소가 마련돼 19일부터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스스로 분향소를 설치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아침 경남 김해시 봉화산 정토원에 안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옆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도 나란히 모셔졌다. 선진규 정토원장은 “석 달 사이에 우리나라의 큰 지도자 두 분을 잇따라 잃은 슬픔이 너무도 크다”며 “김 전 대통령의 유족들께서 반대만 하지 않으신다면 고인의 종교와 관계없이 49재를 경건하게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철거했던 봉하마을에서도 40일 만에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설치됐다. 봉하마을 주민들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민주당 경남도당은 20일부터 장례 기간 분향소를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광주·전남지역 시민단체들은 19일 진보·보수 성향과 관계없이 다 함께 뜻을 모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광주·전남 추모위원회’를 구성했다. 추모위는 영결식 전날까지 매일 저녁 7시30분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21일 저녁 8시30분에는 같은 장소에서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1999년 10월16일 김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문을 열었던 부산 민주공원도 시민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는 대구시, 시민단체, 민주당이 각각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했던 노 전 대통령의 장례 때와 달리 시내의 2·28공원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19일 오전 대전시청 들머리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한 이승희(43)씨는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대통령까지 서거하셔서 마음이 너무 허전하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오거리문화광장 분향소를 찾은 온춘섭(42)씨는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분향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려고 김제에서 왔다”며 “고인이 된 두 전직 대통령이 쌓아온 민주주의와 민족화해의 업적을 이명박 정부가 퇴보시키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하루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가 설치한 분향소 130곳에 약 5만3000명의 조문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전국종합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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