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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SKT, 우정본부 기반망 수주 ‘불법로비’ 의혹

등록 2010-08-19 21:37

ㄱ교수와 박아무개 단장이 나눈 대화내용 녹취록
ㄱ교수와 박아무개 단장이 나눈 대화내용 녹취록
우선협상자 선정 전 평가위원 만나 “도와달라”
해당 평가위원, ‘금품 약속’ 담긴 녹음자료 공개
참여연대, 검찰에 고발키로…SKT “사실 확인중”
이달 초 우정사업본부 기반망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심사를 앞둔 시점에 한 평가위원에게 접근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사업은 전국 우체국 3000여곳을 연결해 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비 316억여원의 국내 최대 국가기관 통신망사업이다.

우정사업본부가 발주한 ‘유포스트(u-POST) 구현을 위한 우정사업 기반망 고도화’ 사업의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ㄱ교수는 “(심사 하루 전인) 7월20일에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당일 에스케이텔레콤 직원한테서 연락이 왔다”며 “그 직원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컨설팅 등을 통해 (금전적으로) 보답하겠다’는 로비를 했다”고 19일 밝혔다. ㄱ교수는 해당 직원과의 대화를 녹음한 자료를 공개하고, 참여연대에 이런 사실을 제보했다. ㄱ교수는 이에 앞서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신고했다.

ㄱ교수는 사업심사 하루 전인 지난달 20일 오전 9시께 자동응답(ARS) 전화로 21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되는 우정사업기반망고도화사업의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같은 날 밤 11시13분께 에스케이텔레콤 직원이 ㄱ교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ㄱ교수가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에스케이텔레콤 소속 박아무개 단장이라고 밝힌 그는 “교수님이 우정사업 관련해 연락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에 그 우정사업에 저희가 참여를 했는데, 평가관리를 부탁드리려고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30여분 뒤에 ㄱ교수의 집앞으로 찾아온 박 단장은 “교수님께서 많이 도와주시면 컨설팅도 하고, 확실하게 보장을 해드려야 한다. 사전에 제가 뭘 해드리면 불법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컨설팅은 ‘기술자문’을 뜻하는 것으로, 이를 구실로 사례비를 지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을 보면 기술능력평가점수 90%와 입찰가격평가점수 10%를 종합해 고득점자 순으로 결정되는데,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술평가점수를 잘 받기 위해 평가위원에게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평가가 끝난 22일에도 ‘박 단장’이란 사람은 ㄱ교수를 다시 만나 워커힐호텔 쇼 관람권을 건네며 “에스케이가 1등을 한 것이 확실하다”며 “조만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실제 에스케이텔레콤은 케이티(KT)와 삼성에스디에스(SDS), 엘지시엔에스(LG CNS) 등을 제치고 지난 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비공개로 돼 있는 평가위원 명단이 사전에 유출된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ㄱ교수는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날 에스케이텔레콤에서 전화연락을 해온 것을 감안하면, 선정 당일 우정사업본부에서 평가위원 명단이 새나간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당시 심사에는 ㄱ교수를 포함해 10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참여연대는 “심사과정에 불법로비가 있었던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하고, 나아가 제안서 평가과정과 평가위원 명단 유출 등에 대해서도 지식경제부나 감사원의 감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로비 당사자로 지목된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를 뇌물공여 또는 배임증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날 “사실관계를 확인중에 있으며, 문제가 있다면 그에 따른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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