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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위안부 피해 첫 증언 시로타를 아시나요

등록 2010-08-22 22:05수정 2010-08-22 22:25

5일 오후 일본 치바현 다테야마시에 위치한 카니타 부녀의 마을 교회에서 2010 한중일 청소년 역사체험캠프 참석자들이 아마하 미치코 시설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다테야마/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5일 오후 일본 치바현 다테야마시에 위치한 카니타 부녀의 마을 교회에서 2010 한중일 청소년 역사체험캠프 참석자들이 아마하 미치코 시설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다테야마/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일 ‘가니타 부인의 마을’ 아마하 미치코 수녀
84년 시설 설립한 목사에 고백
아마하 수녀, 청소년역사캠프서
“여러분은 그들 고통 외면말길”

“한국과 중국의 젊은 학생들은 종군 위안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일본 지바현의 남서쪽 끝 다테야마시에 자리한 부녀자 보호시설 ‘가니타 부인의 마을’의 아마하 미치코(84·사진) 수녀는 지난 5일 청소년 역사체험 캠프에 참여한 한·중·일 세 나라 학생들을 앞에 두고 인자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가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긴 싸움에서 이 마을이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 때문이다. 이 마을은 1957년 일본에서 매춘방지법이 시행된 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탈성매매 여성들을 돌보고자 75년 탄생했다.

“이 마을에 시로타 스즈코(가명·1921~93)라는 여성이 살았습니다. 그는 스스로 위안부였음을 증언한 최초의 일본인 여성입니다.”

시로타는 84년 마을의 설립자인 후카쓰 후미오 목사(사망)에게 자신이 위안부로 끌려다니며 당했던 기억에 대해 털어놓았다. 시로타의 고백은 91년 첫 한국인 위안부 증언자인 김학순(1924~97) 할머니보다 7년이나 앞서 나온 것이다. 이후 한국·중국·필리핀·대만·네덜란드 등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증언이 쏟아져 나왔고 이는 위안부를 모집·운영하는 과정에서 93년 일본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음을 인정하는 ‘고노 담화’로 이어졌다.

아마하 수녀는 “후카쓰 목사는 증언을 듣고 충격을 받아 1년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2년 뒤인 86년 후카쓰 목사는 위안부로 죽어간 여성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마을에 ‘아, 종군위안부’를 새긴 석비를 세웠다. 마을의 교회당에서 언덕 위쪽으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 10분쯤 오르면 ‘거울 해안’이라 불리는 다테야마만의 잔잔한 물결이 펼쳐지는데, 그 한편에 이 석비가 서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제2의 시로타’는 나타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아마하 수녀는 “일본에서는 위안부들에 대해 ‘돈이 필요해서 갔던 게 아니냐. 그러니 자신의 책임이 아니냐’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풍토가 강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스스로가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도 위안부로 고통을 받은 여성들에게 사죄와 보상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이미 늙어서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이 지금부터라도 옛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 평화로운 동아시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테야마/글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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