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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정원 ‘황당한 안보교육’

등록 2010-10-04 08:41수정 2010-10-18 09:15

국정원 ‘황당한 안보교육’
국정원 ‘황당한 안보교육’
학생 모아놓고 새터민 내세워 “북한시장엔 사람고기…”
북 폄하·정보왜곡 도넘어…강연 내용 ‘입막음’까지
국가정보원이 안보교육을 한다며 새터민(탈북주민)을 강사로 내세워 학생들에게 왜곡된 북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새터민은 검증되지도 않은 반인륜적인 내용까지 강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도 의왕시 ㄱ고 학생 45명은 지난달 3일 국정원이 강원도 철원에서 주최한 ‘안보현장 체험교육’을 다녀왔다. 이날 교육에는 ㄱ고 외에도 ㄴ여고의 학생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학생들은 제2땅굴과 철원 평화전망대, 비무장지대 등을 견학했다.

하지만 이날 교육에 참석했던 학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정원은 현장 방문 외에 상당 시간을 북한을 비방하는 내용의 강연에 할애했다. 오전에 현장 체험을 마친 학생들은 오후부터 한 강당에서 2006년 탈북한 한 여성의 강연 등을 들었다. 이 여성은 북한의 실상을 설명하면서 “화폐개혁 이후 사람들이 계속 굶어죽고 있으며, 북한에는 먹을 게 없어 부모가 자식을 잡아먹는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이 새터민 여성은 또 “시장에 가면 사람고기를 파는데, 북한 간부들이 수시로 와서 고기 검사를 한다”며 “검사 결과 세모 모양이 나오면 사람고기이고 동그라미 모양이 나오면 돼지고기인데, 사람고기를 팔다 발각되면 공개처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강연에는 국정원 관계자도 참석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학생들은 “국정원 직원이 기념품을 나눠주며 ‘오늘 강연에 대해 밖에서 절대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강연을 한 강사도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북한에 계신 부모님이 위험해지기 때문에 오늘 특강과 교육에 대해서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런 강의 외에도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천안함 침몰은 북한 소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또 한국전쟁 참전 군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주로 ‘북한군이 얼마나 잔인하게 남한군을 죽였는지’ 등을 들었다고 한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한 학생은 “친구들 대부분은 근현대사 수업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들은 게 있지만, 새터민 특강을 듣고 나서는 ‘정말 북한에서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며 많이 놀랐다”라며 “강의를 듣는 내내 너무 심하고 편협한 내용만 전달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새터민 강연은 북한의 실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실상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강연 내용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며 “교육이 불편했던 일부 학생들의 의견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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