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 동림관광개발 대표 이어 ‘태광 비자금’ 조사
태광그룹의 비자금·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29일 배준호(48) 한국도서보급㈜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한국도서보급이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사들여 그룹자산을 빼돌리고 상품권 발행 사업을 이용해 자금을 세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보고, 배 대표를 상대로 비자금 조성 경위와 규모 등을 집중 조사했다.
상품권 발행업체인 한국도서보급은 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과 아들 현준(16)군이 100% 지분을 보유한 태광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로, 앞서 검찰은 지난 27일 김남태(56)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28일에는 허영호(57) 전 동림관광개발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허 전 대표는 2005~2008년 동림관광개발 대표로 지내며, 비슷한 시기 티브로드홀딩스와 태광관광개발 대표를 겸직한 태광그룹의 핵심인물이다.
검찰은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이호진 회장의 개인회사인 동림관광개발 골프장의 골프회원권을 시세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인 계좌당 22억원에 사들인 경위를 집중 추궁하는 한편, 이 과정에 이 회장이 직접 개입했는지를 캐물었다.
검찰은 또 동림관광개발이 회원권을 고가에 판매한 뒤 일부 차익을 계열사에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이 회장의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계열사들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며 무리하게 회원권을 구입한 증거를 확보할 경우, 이 회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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