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횡령과 폭행 의혹에 휘말린 서강대 교수 5명이 파면·해임됐다. 파면과 해임은 연금에 차이가 있지만 모두 교수직을 박탈하는 최고 수준의 징계로, 유명 대학교수들이 무더기로 교단에서 퇴출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서강대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수천만원의 연구비를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경영대 ㄴ교수와 대학원생을 폭행·협박하고 허위사실을 퍼뜨린 경영대 ㅇ교수를 파면하고, ㄱ교수 등 같은 단과대 교수 3명에 대해선 해임 결정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2009년 경영전문대학원 보직 교원으로 있던 ㄴ교수는 지난 5월 대학원생들이 “ㄴ교수가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연구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수천만원 빼돌렸다”고 폭로해 대학의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서강대 재단 감사에서 별다른 비위 사실이 드러나지 않자, 지난 7월 ㅇ교수 등 같은 단과대 교수 4명이 ㄴ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ㅇ교수 등은 ㄴ교수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 대학원생과 동료 교수에게 폭행과 협박을 했다는 또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또 ㅇ교수는 ㄴ교수와 여자 대학원생들의 추문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학교에 퍼뜨려 해당 여학생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강대는 “연구비 횡령뿐 아니라 내부고발 과정에서 벌어진 학생인권 훼손 역시 심각하게 우려할 사안”이라며, 이 사건에 연루된 교수 전원을 지난 9월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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