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CCTV로 거짓말 입증…전화 45통 고의로 안받아”
출산을 한 달 앞둔 의사부인 박아무개(29)씨 사망 사건의 용의자였던 남편 백아무개(31·종합병원 의사)씨가 24일 밤 구속되면서, 한 차례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법원이 거듭 청구된 구속영장을 내 준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도서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백씨의 목도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욕조에서 사고사로 숨졌을 가능성이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차 소견을 토대로, 백씨가 주장하는 알리바이가 ‘거짓’임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경찰은 백씨가 아내의 사망 시각으로 추정되는 새벽 이후 장모나 아내의 회사 동료 등에게 걸려온 휴대전화와 문자메시지 45통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추궁해왔다. 하지만 백씨는 “시험공부를 하느라 하루 종일 가방 속에 휴대전화를 진동 상태로 넣어두었으며, 뒤늦게 가방을 열어보니 휴대전화가 목도리에 감겨 있어 (진동소리를) 듣기 어려웠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경찰은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뒤 백씨의 동선을 토대로 그가 찍힌 시시티브이 화면을 분석해 사건 당일 점심께 검은색 목도리를 한 백씨를 찾아냈다. 백씨의 해명이 거짓임을 입증한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주검이 늦게 발견되면 사후강직이 생기고 주변의 온도가 변화돼 사망시각을 알기 힘들다”며 “법의학 지식이 있었던 백씨가 범행 추정시각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백씨 손목의 상처가 아토피 상처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진술도 확보했다. 숨진 박씨의 회사 동료는 경찰에서 “박씨가 ‘우리집엔 쓸 사람이 없다’며 아토피 용품을 내게 줬다”고 진술했다. 이불 위에 남은 혈흔에 대해서도 백씨는 “일상생활의 흔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집 청소도우미는 경찰에서 “사건 발생 전날까지 이불 청소를 했지만, 핏자국 등 어떤 오물도 묻어 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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