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총학생회, 서명운동 이어 학생총회 열기로
동국 등 펼침막 강제철거…서강선 학생징계 ‘시끌’
동국 등 펼침막 강제철거…서강선 학생징계 ‘시끌’
새학기가 시작된 지 3주 남짓이지만,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등록금 탓에 대학가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등록금이 오른 대학의 학생회는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며 ‘학생총회’를 추진하고 나섰다.
경희대 학생들은 오는 24일 2005년 이후 6년만에 학생총회를 열어 3% 오른 등록금 등 3대 현안에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총회는 재학생의 7분의 1인 1700명 이상이 모여야 열 수 있다. 앞서 학생들이 3일 동안 벌인 ‘등록금 등 교육권리찾기 6000 서명운동’에 6856명이 서명을 하기도 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등록금책정위원회를 통해 학교와 협의해 총회 전까지 합의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교 쪽은 등록금 인상률을 소폭 낮추겠다는 안을 내놓았지만, 학생회는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학교 쪽은 22일 외부인사 등을 초청해 ‘등록금 책정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경희대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 박병권 사무국장은 “대다수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했는데 경희대는 등록금을 올렸다. 학생총회에서 의견을 직접 물어 해결점을 찾겠다”며 “학생들도 서명운동 등에서 큰 호응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24일 학생총회에는 조인원 경희대 총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동국대와 우석대, 인하대 등도 학생총회와 학생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오는 24일 등록금 동결과 등록금심의위원회 재구성 등을 요구하는 ‘3·24 민족동국행동의 날’ 집회를 연다. 우석대는 29일 학생총회를 연다.
동국대와 우석대는 경희대와 달리 현수막 강제 철거 등 학교 쪽의 방해로 학생총회 개최가 여의치 않다고 학생들은 주장한다. 동국대 권기홍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17일 용역직원이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펼침막 20여장을 떼어냈고, 3월에도 50여만원 상당의 펼침막 12장을 철거했다”며 “학교는 인상률이 잘못 쓰인 펼침막이 붙어 있어 철거했다고 하지만, 인상률이 적히지 않은 펼침막도 모두 뜯어냈다”고 말했다.
등록금 반대 운동을 주도한 학생들의 징계도 이어지고 있다. 서강대는 총학생회장 등 4명이 ‘입학식 때 소란을 피워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장학위원회에 올려 각각 사회봉사 30시간의 징계 처분을 했다. 김준한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입학식 때 등록금 관련 발언을 하려고 했는데, 용역업체 직원들이 둘러싸고 단상에 나가지 못하게 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서강대 쪽은 “식순이 끝나고 발언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무리하게 앞으로 나오려다 소란이 벌어졌고 결국 신입생과 학부모들에게 나쁜 첫인상을 줬다”고 징계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월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등록금 인상 규제 촉구 기자회견의 사회를 봤다는 이유로 류이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세 차례 보냈다. 경찰은 또 다음달 2일 한국대학생연합과 등록금넷 등이 주최하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대학생 대회’를 금지 통고했다. 황춘화 김지훈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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