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휴학생 투신…3개월새 4번째 자살
서남표 “차등수업료제 폐지, 볼 낯이 없다”
서남표 “차등수업료제 폐지, 볼 낯이 없다”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대학생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해 들어 벌써 네번째다. 카이스트는 성적경쟁 압박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차등 수업료제를 다음 학기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7일 오후 1시20분께 인천 남동구 만수동 ㅇ아파트 1층 주차장 어귀 아스팔트 바닥에서 카이스트 학생 박아무개(19·수리과학과 2학년)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를 발견한 요구르트 배달원 박아무개(42·여)씨는 경찰에서 “아파트 주차장 어귀에서 누군가 머리에 피를 많이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나온 박씨는 지난 6일 휴학한 상태였다.
경찰은 박씨가 학교에 휴학 신청을 하면서 우울증 진단서를 냈고, 아파트 21층 복도에서 박씨의 점퍼와 지갑, 신발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박씨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박씨의 아버지는 경찰에서 “최근 성적이 떨어져 상심한 것 같았다”며 “성적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납부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는 말도 전해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는 “박씨가 6일 학과장인 김동수 교수, 교내 스트레스클리닉의 한오수 전문의(신경정신과)와 각각 상담을 했다”고 밝혔다. 한오수 전문의는 “지난해에도 박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들었으며, 매사에 의욕이 전혀 없어 공부를 할 수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자살 소식에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이날 저녁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학생 교육시스템 전반을 검사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총장으로서 정말 낯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9일에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카이스트 학생 장아무개(25·4학년)씨가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이 학교 학생 4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카이스트는 이날 학기당 평균 평점이 3.0 미만이면 0.01점당 6만3000원씩 부과하던 차등 수업료제를 가을 학기부터 폐지하는 것을 뼈대로 한 제도개선책을 공개했다. 이균민 교무처장은 “학부생에겐 4년 수업료를 모두 면제하는 게 최종안”이라며 “학내 구성원의 여론 수렴,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 절차만 남긴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 대전/김영환 전진식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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