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끝 ‘희망의 고삐’ 새 생명이 태어났다
구제역 ‘긴 겨울’ 뒤 맞는 농가의 봄
송아지가 태어났다. 지난 22일 자정 무렵, 경남 남해군 삼동면 내동천리 마을에서 밤의 적막을 깨는 송아지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농장주 최갑환(49)씨는 설 명절은 물론 지난겨울 내내 가족 친지들의 고향 방문까지 마다하며 구제역을 막아낸 보람을 만끽했다. 이웃들도 새 생명의 탄생을 마을의 경사로 여겼다.
태어난 지 12시간 정도 된 송아지는 외부인이 다가가자 어미 소 곁에서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어미 소의 모습에서 깊은 모정이 느껴졌다.
축산농가에 다시한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겨우내 전국의 축산농가를 참담하게 휩쓸고 간 구제역이 봄이 오면서 물러가는가 싶더니, 지난 주말 경북 영천에서 또 발생했기 때문이다. 구제역이 더 확산되지 않고 진정되길 바랄 뿐이다.
남해/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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