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검찰 진술 확보…은씨, 감사 시작전 어머니 예금 전액인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불법 대출·인출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27일 은진수(50·사진)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이 그룹한테서 감사 무마 및 퇴출 저지 청탁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금품 1억여원을 받았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은 전 위원을 출국금지 조처했으며, 이르면 오는 29일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관계 로비 업무를 담당한 브로커 윤아무개(구속)씨에게서 “부산저축은행 쪽의 부탁을 받고 은씨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은 전 위원이 부산저축은행그룹 고문변호사를 지낸 점을 들어, 이를 연고로 지난해 하반기 퇴출 위기에 몰린 이 그룹의 뒤를 봐주고 주요 정보를 알려줬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은 전 위원이 윤씨의 부탁을 받고 정치권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접촉해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구명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은 전 위원이 지난해 2월 윤씨에게 친형의 일자리 알선을 부탁해 제주도의 한 호텔 카지노 감사로 취업하도록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대가성 여부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은 전 위원이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의 저축은행 감독실태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지난해 1월 이전에 어머니 명의로 된 부산저축은행 예금을 전액 인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감사 정보를 미리 알고 돈을 뺀 것인지도 조사하고 있다.
김정필 노현웅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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