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소송전 일지
서로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 맞소송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일 국내에서 첫 재판이 열린다. 이들 업체의 소송대리도 국내 로펌 1·2위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이 맡아, 양쪽의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4일 “삼성전자 갤럭시에스(S) 등이 아이폰의 특허와 디자인을 베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특허권 침해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앞서 4월 삼성도 서울중앙지법에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등 유사한 소송 5개가 진행중인 상황이었다.
국내에 제기된 2개 소송은 모두 지적재산권 사건 전담인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재판장 강영수)에 배당됐다. 강영수(45) 부장판사는 ‘국제지적재산권침해 소송’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딴 전문가다. 재판부는 1일 열리는 준비기일에 재판일정을 정한 뒤, 다음 재판에서 ‘특허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할 계획이다.
두 업체는 국내 최고 로펌의 ‘특허 전문가’를 선임해 임전 태세를 갖췄다. 삼성전자가 수임한 권영모(58) 변호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적재산권팀을 보유한 광장 소속으로, 24년 동안 특허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애플은 국내 로펌 1위인 김앤장을 선택하고, 지적재산권 전문가 양영준(57) 변호사를 선임했다.
재판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양쪽의 기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낸 소송은 애초 6월3일에 준비기일을 열 예정이었지만, 애플 쪽은 1일에야 ‘답변서’를 냈다. 결국 재판부가 준비기일을 7월1일로 미뤘지만, 삼성도 재판을 하루 앞둔 30일에야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법원 관계자는 “재판 직전에 의견서나 답변서를 내게 되면 재판부와 상대방 모두 서류를 검토할 시간이 줄어들어 재판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상대방을 견제하고, 재판 진행을 늦추려는 작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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