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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통의 현장 순례…“예배는 가장 강력한 저항”

등록 2011-07-07 20:52수정 2011-07-07 22:00

‘촛불 그리스도인’ 100번째 예배
교회 현실 향한 비판·자기반성도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촛불 그리스도인)의 ‘현장 예배’가 7일 100회를 맞았다. 이들은 이날 저녁 서울시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과 인근 재능교육 해고자 농성장에 모여 ‘저항의 촛불예배’를 진행했다. 예배 내내 퍼부은 장맛비도 촛불을 끄진 못했다.

촛불 그리스도인은 2008년 촛불시위 때 모임의 싹을 틔웠다. 진보적 기독교인들이 서울광장에 천막교회(‘촛불교회’)를 세우고 정부의 촛불탄압에 맞서 버텼다. 교회가 철거당한 뒤 ‘탄식과 고난의 현장’을 찾아 예배하자고 마음을 모았고, 이듬해 2월26일 용산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며 향린교회(중구 을지로2가)에서 창립 예배를 드렸다.

이들은 ‘교회로 불러 모으는 예배’가 아닌 ‘고통받는 곳으로 찾아가는 예배’를 지향한다. 희생자들 시신이 안치됐던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서의 예배를 시작으로 6개월 동안 용산참사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포클레인이 파헤친 4대강 사업 공사장을 찾았고, 기륭전자·재능교육·두리반 농성장을 지켰다. 쌍용자동차·동희오토·발레오공조 해고자와 연대했고, 유성기업 파업 현장을 찾아 촛불을 켰다. 2년 동안 그들이 달려간 ‘상처 난 땅’만 40여곳이다.

촛불 그리스도인의 예배는 매주 목요일에 열린다. 과거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기독교인들이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목요기도회를 개최했던 전통을 잇겠다는 뜻에서다. ‘삶의 고통’을 외면하고 ‘외형적 성장’과 ‘기복신앙’에만 몰두하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향한 비판과 자기반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 “예배는 가장 강력한 저항”이라고 썼다. 모임의 실무를 맡고 있는 최헌국 목사(전국 예수살기 총무)는 “우리 예배를 집회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아파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예배야말로 예수의 가르침에 가장 부합하는 예배이면서 기독교인들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저항”이라고 말했다.

현재 촛불 그리스도인들은 재능교육 농성장 예배를 석달째 이어가고 있다. 해결점을 찾을 때까지 ‘집중 예배’를 연다는 계획에서다. 이날 예배가 진행된 ‘천막교회’ 현장엔 쌍용차와 발레오공조 및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함께했다.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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