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택수색
민주당 최고위원회 도청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8일 아침 7시30분께 민주당이 도청 당사자로 지목한 <한국방송>(KBS) 장아무개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관련기사 3면
경찰은 장 기자의 자택에서 노트북과 휴대전화, 녹음기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 기기의 삭제 파일까지 모두 되살려 장 기자가 지난달 2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내용을 녹음했는지, 녹음 내용을 바탕으로 녹취록을 작성했는지, 회사와는 어떤 지시사항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화 내역을 조회하려면 새로 영장을 발부받아야 해 우선 압수물 분석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찰은 당시 회의 상황 조사와 민주당의 컴퓨터 분석 등을 통해 내부 유출은 없었으며 ‘귀대기’ 도청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한편 한국방송은 이날 보도본부 명의로 ‘경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내어 “(경찰의 한국방송 기자 집 압수수색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필요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압수수색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특정 정치집단의 근거 없는 주장과 일부 언론 등이 제기한 의혹에 근거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방송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어 “경찰이 압수수색까지 한 상황에서, 이를 의혹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사쪽의 자세는 정답이 될 수 없다”며 “경영진은 (도청 사건에 대한) 의혹을 빨리 털어내야 한국방송의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지선 최성진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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