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시도상선 회장
검찰 “수천억 탈세·수백억 비자금 혐의 확인”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
조사·의견서 제출 등 시간끌기
출국금지 해제 가처분 신청도 권재진 법무-정진영 민정수석
고교동문 라인 기다리나 의혹 거액 탈세 혐의로 고발된 권혁(61·사진) 시도상선 회장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그러나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권 회장은 법원에 출국금지 해제 가처분 신청까지 내어 출국을 시도하는가 하면, 의견서를 내겠다며 검찰에 ‘말미’를 요청해놓고 질질 끄는 등 버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11일 권 회장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가 국세청의 고발 내용에 들어 있지 않았던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고 전했다. 권 회장은 조선소에 선박 건조를 발주하거나 보험에 가입하면서 뒷돈을 챙기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권 회장이 600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포탈하고, 1700억원에 이르는 개인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이렇게 진척되자, 권 회장은 “수사가 길어져 사업에 지장이 있다”며 검찰의 출국금지 처분을 해제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그 뒤론 세 차례 검찰 소환에 응했지만, 그때마다 “디스크와 당뇨, 고혈압 때문에 장시간 조사받기가 곤란하다”며 5~6시간 만에 병원으로 향했다. 또 권 회장은 지난주 검찰에 “다음주 화요일(9일)까지 최종 의견서를 내겠다”고 말해놓고는, 이날까지도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권 회장의 이런 행태를 두고, 검찰 안팎에선 그가 출신 고교(경북고) 동문들로 ‘사정라인’이 짜이길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재진 신임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후보로 거론되는 정진영 변호사(김앤장)가 모두 권 회장과 고교 동문이다. 한편에선 권 회장이 선임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권 회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권 회장이 수사 무마의 대가로 검사장 출신 변호사 3명에게 수억원의 사례금을 건네기로 했다는 메모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수사 상황을 잘 아는 한 변호사는 “권 회장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고교 동문 변호사가 변호사 선임과 방어논리 개발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선임계를 내지 않고 하는 ‘전화 변론’이 문제가 되자 변호사들이 대부분 선임계를 내긴 했지만, 이 최측근 변호사는 여전히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처벌의 수위와 방향을 아직 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수사 부서에서 최종 수사 보고서를 가져오면 증거의 내용과 권 회장의 주장 등을 확인한 뒤 처리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며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김태규 기자 goloke@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출국금지 해제 가처분 신청도 권재진 법무-정진영 민정수석
고교동문 라인 기다리나 의혹 거액 탈세 혐의로 고발된 권혁(61·사진) 시도상선 회장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그러나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권 회장은 법원에 출국금지 해제 가처분 신청까지 내어 출국을 시도하는가 하면, 의견서를 내겠다며 검찰에 ‘말미’를 요청해놓고 질질 끄는 등 버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11일 권 회장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가 국세청의 고발 내용에 들어 있지 않았던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고 전했다. 권 회장은 조선소에 선박 건조를 발주하거나 보험에 가입하면서 뒷돈을 챙기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권 회장이 600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포탈하고, 1700억원에 이르는 개인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이렇게 진척되자, 권 회장은 “수사가 길어져 사업에 지장이 있다”며 검찰의 출국금지 처분을 해제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그 뒤론 세 차례 검찰 소환에 응했지만, 그때마다 “디스크와 당뇨, 고혈압 때문에 장시간 조사받기가 곤란하다”며 5~6시간 만에 병원으로 향했다. 또 권 회장은 지난주 검찰에 “다음주 화요일(9일)까지 최종 의견서를 내겠다”고 말해놓고는, 이날까지도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권 회장의 이런 행태를 두고, 검찰 안팎에선 그가 출신 고교(경북고) 동문들로 ‘사정라인’이 짜이길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재진 신임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후보로 거론되는 정진영 변호사(김앤장)가 모두 권 회장과 고교 동문이다. 한편에선 권 회장이 선임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권 회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권 회장이 수사 무마의 대가로 검사장 출신 변호사 3명에게 수억원의 사례금을 건네기로 했다는 메모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수사 상황을 잘 아는 한 변호사는 “권 회장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고교 동문 변호사가 변호사 선임과 방어논리 개발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선임계를 내지 않고 하는 ‘전화 변론’이 문제가 되자 변호사들이 대부분 선임계를 내긴 했지만, 이 최측근 변호사는 여전히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처벌의 수위와 방향을 아직 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수사 부서에서 최종 수사 보고서를 가져오면 증거의 내용과 권 회장의 주장 등을 확인한 뒤 처리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며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김태규 기자 goloke@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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