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새 대법원장 내정
법원 안팎 반응은 “경력 두루갖춘 적임자” “정치적 편향 우려” 갈려
법원 안팎 반응은 “경력 두루갖춘 적임자” “정치적 편향 우려” 갈려
양승태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법원 안팎의 온도차가 크다. 법원 내부는 대부분 안도하는 분위기인 반면, 밖에서는 대법원의 보수화를 우려하는 눈길이 많다.
18일 저녁 양 후보자 지명 소식이 알려지자 법원 내부에선 ‘될 사람이 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과 기수 등을 고려할 때 최고 법원의 수장으로서 사법부를 무리 없이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법원 관계자는 “현재 대법관들의 기수 등을 고려할 때 양 후보자는 최선임자(사법연수원 2기)로 수장 자리를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다”며 “대법원장은 재판 업무뿐 아니라 사법행정도 중요한데, 양 후보자는 모든 경력을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법원의 다른 관계자는 “대법관은 법원에서 ‘최고’로 인정됐던 법관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법원 내부에서는 대법관 경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양 후보자는 ‘따뜻하고 합리적인 보수’ 성향을 갖고 있어 사법부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념적 잣대로 볼 때 양 후보자는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많아, 대법원이 지금보다 ‘오른쪽’으로 더욱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는 “이용훈 대법원장 임기 후반기에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잇따라 임명되면서 대법원이 보수로 회귀하고 있다”며 “대법원장 후보자까지 보수 성향의 양 전 대법관이 지명돼, 대법원 구성이 더욱 한쪽으로 쏠리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평가했다. 한 고위 법관도 “양 후보자는 완고하고 보수적인 편이어서 사법부의 일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 사법행정을 통해 재판에 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 정준길 대변인은 “변협이 추천한 19명의 후보자 가운데 한 명으로, 전문성과 대법원 개혁 의지 등을 두루 갖춘 후보”라며 “대법관 확충 등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사법개혁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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