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로 활동한 박태규씨.
부산저축 청탁 15억 수수 혐의
“빈번한 통화 인사 명단 확보”
“빈번한 통화 인사 명단 확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30일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퇴출을 막아달라는 로비 청탁과 함께 15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로 이 그룹 로비스트인 박태규(72)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의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는 3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이 퇴출 위기에 몰린 지난해 7월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옆 커피숍에서 이 그룹 김양(59·구속 기소) 부회장의 측근에게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해 퇴출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5억원을 받는 등 지난해 4~8월 사이 9차례에 걸쳐 15억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돈은 부산저축은행에서 대부분 공무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전달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박씨와 관련된 로비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박씨가 금융위원회와 감사원, 정치권 인사들과 두루 접촉해 구명 로비를 벌인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박씨의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박씨와 빈번하게 접촉한 정·관계 인사들을 파악했으며, 조만간 이들을 불러 청탁과 금품수수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박씨에게 건넨 15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실제 청탁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자금의 행방을 쫓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박씨는 ‘삼성특검’으로 활동한 조준웅 법무법인 세광 대표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조욱희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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