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8곳 운동장 ‘접근 금지’
비닐로 차단막 씌운 채 교육부 정밀 검사결과 주목
옥상서 체육수업·타 학교 운동장 빌리기 등 혼란
옥상서 체육수업·타 학교 운동장 빌리기 등 혼란
28일 낮 12시20분. 점심시간인데도 서울 ㅇ초등학교의 교정은 썰렁했다.(사진) 운동장 전체는 하얀 비닐로 덮여 학생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놨다. 건물 안 복도에는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지난 7월부터 운동장을 사문석으로 교체하던 이 학교는 이달 초 사문석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운동장을 비닐로 덮었다. 원래 공사는 지난 20일에 끝낼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중단되고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정밀 검사를 하고 있어 운동장 사용이 기약 없이 연기된 상태다.
운동장을 사문석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하고 있거나 완료한 전국 8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지난 7일 나온 뒤 해당 학교들이 운동장 사용을 막으면서 20일 이상 야외수업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이 학교는 체육수업을 옥상의 다목적교실 등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하고 있으며 몇몇 수업은 보드게임 등 실내체육 종목으로 바꿔 운영한다. 학부모 김아무개(41)씨는 “9월 말에 운동회가 예정됐는데, 학교 쪽에서 정밀검사 결과가 늦게 나오면 다른 학교를 빌리는 등의 대책을 세운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아이 건강이) 걱정되는데 일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야외수업을 강당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 과천의 ㄱ고등학교는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없어 수업 일정을 조정했으며, 충남의 ㅅ초등학교는 강당에 수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인근 공원의 체육시설에 데려가 수업을 하고 있다. 다음달에 있을 운동회는 소규모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충남의 ㅇ중학교 관계자는 “가장 문제가 되는 축구부 학생들은 인근 회사 운동장을 빌려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이경미 정환봉 기자 kmlee@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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