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동일방직 노조 탄압
법원 “취업 막혀 정신적 고통”
법원 “취업 막혀 정신적 고통”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노조원의 재취업을 막아 1970~80년대 대표적 노동조합 탄압사건으로 알려져 있는 ‘동일방직 노동조합 사태’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3억4천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재판장 박대준)는 전 동일방직노조 조합원 강동례씨 등 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8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각자에게) 2000만원씩 모두 3억4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위자료 2천만원은 ‘부당해고’ 사건에서 법원이 통상적으로 인정하는 최대 금액이다.
재판부는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블랙리스트’를 작성·배포·관리해 노조원의 재취업을 어렵게 하는 등 불법행위를 했고, 이로 인해 노조원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이 명백하다”며 “국가는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로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동일방직노조는 197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을 노조지부장으로 당선시키는 등 어용노조에 저항한 70년대 대표적인 노동조합이었다. 하지만 ‘알몸시위’ 진압(1976년)과 ‘똥물 테러’(1979년) 사건 등을 겪으며 노조원 124명이 대량해고됐고, 이후 이들은 취업이 원천봉쇄되는 바람에 평생을 낙인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들 노조원을 괴롭힌 블랙리스트를 중앙정보부가 작성한 사실을 밝혀내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조처를 국가에 권고한 바 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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