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해줘 감사” 이메일 논란
판사들 ‘부적절한 처신’ 지적
판사들 ‘부적절한 처신’ 지적
대법관 후보에서 탈락한 고려대 출신 현직 고위 법관이 같은 대학 후배 판사들에게 ‘내년에도 성원을 부탁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관은 이명박 정부 들어 ‘비서울대’ 출신 대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이번 대법관 제청 대상엔 들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의 ㅈ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13기)는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등의 고려대 출신 법관 10여명에게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서 ㅈ 부장은 “이번에 고려대가 유력하다는 말에 따라 동문회에서 여러모로 많이 노력했고, 배석 판사들까지 추천했지만 현직 13기는 아직 이르다는 뜻인지 추천조차 받지 못했다”며 “내년까지 한번 더 성원해 주시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또 “종전과 달리 상당한 노력이 있었지만 추천조차 받지 못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를 두고 법관들 사이에서도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판사는 “아무리 대학 동문끼리라고 해도, 고등부장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내용의 메일을 보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내년 대법관 자리 역시 장담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7월에는 전수안·김능환·안대희·박일환 대법관이 동시에 퇴임하게 돼 대법관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 21일 대법관후보추천자문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7명 가운데 김용덕(54·12기)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보영(50·16기) 변호사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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