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중수부 130명 대거 투입하고도 ‘박태규 로비자금’ 전모 못밝혀

등록 2011-11-02 20:53수정 2011-11-02 22:39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맨 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소회의실에서 부산저축은행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맨 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소회의실에서 부산저축은행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검찰 ‘부산저축은행 수사’ 8개월만에 일단락
김두우 등 모두 76명 기소
불법대출·분식회계 등 10조
로비 거론된 정관계 인사들
실체 못밝히고 “무관” 단정
박씨가 쓴 8억원 규명 못해
대주주와 경영진의 9조원대 금융비리로 2만여명의 예금 피해자를 낳은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130여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한 끝에 8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검찰은 거대 금융비리와 광범위한 정·관계 로비를 적발하고 책임·은닉재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 그룹 구명에 뛰어든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 기소)씨의 정·관계 로비 행각 전모를 규명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 단일 금융비리 최대 규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지난 3월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사건을 수사해 박연호(61·구속 기소) 회장 등 전·현직 임원과 김두우(54·구속 기소)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정·관계 인사를 포함해 모두 76명(구속 기소 42명, 불구속 기소 34명)을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부산저축은행에 투자한 부동산신탁회사인 아시아신탁 주식을 불법 보유한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로 김종창(63) 전 금융감독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부산저축은행의 1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주선하면서 투자자에게 허위정보를 제공한 혐의(사기적 부정거래)로 장인환(52) 케이티비(KTB)자산운용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고, 캄보디아 부동산개발사업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시행사 대표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밝힌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금융비리는 불법대출 6조315억원(자기대출 4조5942억원, 부당대출 1조2282억원, 사기적 부정거래 2091억원), 분식회계 3조353억원, 위법배당 112억원 등 총 9조78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이 브로커 8명을 기용해 뿌린 돈만 모두 44억원으로 드러났다.

■ ‘박태규 수사’ 빈 수레만 요란?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게 없다고 하는데 실체는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외부에 알려진 것과 실체는 다를 수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된 이른바 ‘박태규 리스트’ 수사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털어놨다.

결과를 놓고 보면 검찰이 박씨의 로비와 연루해 엮어낸 인사는 김 전 수석이 유일하다. 중수부 폐지론이 일던 지난 6월 초 “수사로 말하겠다”던 김준규 전 총장의 발언이나, 전방위 압박으로 캐나다 도피 중인 박씨의 신병을 확보해 ‘뭔가 나올 듯’ 기세를 올렸던 상황을 떠올리면 초라한 성적표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로비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거론한 정·관계 유력인사들의 실명에 대해 검찰은 ‘실체’와 무관한 걸로 단정했다. 검찰은 금품 공여자인 박씨의 진술이 추가로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태도지만 ‘너무 박씨의 입에만 의존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특히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박씨가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받은 로비자금 일부의 용처를 속시원하게 밝히지 않아 찜찜한 구석을 남겼다. 박씨는 이 그룹으로부터 로비자금으로 17억원을 받아갔는데, 검찰에 압수되거나 김 전 수석에게 건넨 돈 등을 빼면 8억여원이 남는다. 검찰은 이 돈과 관련해 생활비와 지인들의 ‘떡값’ 등으로 쓰였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용처에 대해선 입을 닫아 스스로 의혹을 키웠다. 이금로 대검 수사기획관은 “박씨가 마당발인 건 맞지만 검찰은 범죄 혐의를 규명해야 한다”며 “박씨가 (일부에서) 거명된 인사들에 대해서는 로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박씨를 추궁했으나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체감 영하 18도에 ‘키세스 담요’ 외침…“윤석열을 파면하라” [포토] 1.

체감 영하 18도에 ‘키세스 담요’ 외침…“윤석열을 파면하라” [포토]

법원 폭동날 경찰 뇌진탕, 자동차에 발 깔려 골절…56명 부상 2.

법원 폭동날 경찰 뇌진탕, 자동차에 발 깔려 골절…56명 부상

[단독] “내가 명태균 태워줘…아크로비스타에 여론조사 결과 가져가” 3.

[단독] “내가 명태균 태워줘…아크로비스타에 여론조사 결과 가져가”

대학생 시국선언 “작은 윤석열까지 몰아내자” [영상] 4.

대학생 시국선언 “작은 윤석열까지 몰아내자” [영상]

‘내란 가담 의혹’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발령 5.

‘내란 가담 의혹’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발령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