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원인은 중증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에 따른 합병증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정오 ‘김정일 동지의 질병과 서거원인에 대한 의학적 결론서’라는 제목의 특별보도를 통해 “겹쌓인 정신 육체적 과로로 지난 17일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발병 즉시 모든 구급치료 대책을 세웠으나 17일 오전 8시30분에 서거했고, 18일 진행된 병리해부 검사에서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됐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날 긴급 발표 제목을 ‘김정일 동지의 질병과 서거원인에 대한 의학적 결론서’로 하고, 병리해부 검사를 거쳐 사망 이틀 뒤에 공식 발표할 만큼 사망 원인과 관련한 발표에 신중을 기했다. 사망원인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나이 69세인 김 위원장은 지난 2008년 9월초부터 건강이상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해 8월 중순 군부대 시찰을 마지막으로 공개 활동을 하지 않던 김 위원장이 9월9일 정권 수립 60주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와병설이 증폭되었다. 당시 외신들은 “김 위원장에게 건강 이상이 있는 것 같다”며 “아마도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 건강 이상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은둔 80일만인 11월2일 김위원장이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사진에 김 위원장의 왼팔과 왼손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올라 건강 이상설이 끊이지 않았다. 측구 경기 관람 이후 김 위원장은 군부대 시찰, 각종 공연 관람, 현지지도, 해외인사 접근 등 왕성한 행보를 보이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2010년 8월에는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할 때도 야간열차를 이용하고, 올해 5월에 다시 창춘에서 장쑤성 양저우까지 약 30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등 일주일 동안 6천여㎞를 기차로 이동하며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또 지난 8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인민복 점퍼가 작아 보일 정도로 배가 다시 나왔고 불편했던 왼손도 어느 정도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잇따른 건강이상설을 일축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지만, 뇌졸증 후유증과 급작스럽게 찾아온 심근경색과 심장쇼크라는 합병증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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