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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럽 간첩단’ 옥살이 누명 벗기까지 39년

등록 2012-01-13 21:10

김장현씨 재심서 무죄 확정
“고문·폭행 등 당해 허위자백”
대법원 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973년 ‘유럽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은 옛 경제기획원 직원 김장현(77)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 의해 장기간 불법구금, 고문, 폭행, 협박을 당해 허위자백을 했고, 강박상태가 검찰 수사과정에도 계속됐기 때문에 검사 작성 조서와 자술서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봐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제기획원 제1차 산업국 재경서기보로 근무하던 1963년 4월17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주관 세미나에 참석하려고 네덜란드에 갔다가 현지에서 알게 된 유학생 이아무개씨의 제의로 같은 해 11월 당시 사회주의 국가였던 동독의 수도 동베를린을 방문했다.

중앙정보부는 1973년 10월25일 김씨를 비롯해 해외 연수 공무원과 유학생 출신 교수, 회사원 등이 유럽에 머물다 북한 대남공작원에게 포섭돼 활동했다며 ‘유럽 거점 간첩단 54명 적발’이란 제목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에게 간첩 혐의 등을 씌워 검찰에 송치·기소하도록 했다. 당시 이 사건에 연루됐던 최종길 서울대 법대 교수가 조사를 받던 중 의문사를 당하기도 했다.

김씨는 1975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이 확정됐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권고로 2010년 5월 재심을 청구해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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