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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등록 2012-01-27 22:08수정 2012-01-29 15:33

자료: 통계청·국토해양부·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등
일러스트레이션: 일러스트레이션 박기종 ddongjong1919@hanmail.net
※데이비드 스미스가 짓고 셸라 암스트롱이 그린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을 참고했습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대한민국 미니어처
용띠 해를 맞아 높은 곳에서 굽어보는 용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들여다봅시다. ‘토요판’의 출발과 새해를 기념하며 사회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나와 네가 함께 이루는 우리. 더 큰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가 5073만4284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5000만’이라는 숫자를 헤아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지도 않지요. 만일 우리나라가 단 100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한겨레>가 대한민국을 미니어처처럼 축소해 보여드립니다. 이 지면을 잘라서 벽에 붙여놓으면 급할 때마다 사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좋은 기초자료가 될지도 모릅니다.

자, 우리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람들은 쉴 새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도 있고 할머니·할아버지도 계십니다.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도 보입니다. 우리 마을 100명 가운데 23명은 19살 미만이에요. 9살 아래의 어린이나 아기들도 10명이나 되죠. 하지만 20년 전엔 우리 마을의 모습이 훨씬 젊었어요. 20년 전엔 9살 아래가 16명, 10살에서 19살까지가 19명 등 19살 미만이 모두 35명이나 됐죠. 20년 새 60살이 넘은 노인의 수는 8명에서 16명으로 갑절로 늘었어요. 우리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는 대부분 80살까지 살 거래요.

참, 우리 마을엔 이런 사람들도 살아요. 100명 가운데 9명은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예요. 우리 마을로 옮겨와 살고 있는 외국인은 2명이고요. 몸이 불편한 장애인도 4명, 혈육 중에 남북한으로 갈라진 사람이 있는 ‘이산가족’도 2명 살아요.

우리 마을 사람들은 한 해 평균 한 사람당 2400만원씩을 벌어요. 이 가운데 535만원을 세금으로 내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고른 것은 아니에요.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도 뚜렷하게 구분되죠. 가장 잘사는 사람 10명은 한 해에 평균 2820만원의 흑자를 보지만, 가장 못사는 사람 10명은 되레 408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어요. 땅을 가진 사람은 29명인데요, 이 가운데 땅이 가장 많은 사람 3명이 전체 땅의 76%를 독차지하고 있어요.

집이나 땅을 골고루 나눠갖지는 않아요

집도 마찬가지예요. 100명 가운데 본인이나 부모님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절반을 약간 넘는 54명이에요. 자기 집이 없는 사람들은 전세(22명)나 월세(20명)를 살 수밖에 없지요. 1명은 심지어 비닐하우스나 움막 등에서 살고 있어요. 아직 연탄을 때는 집에 사는 사람도 2명이고요. 또 100명 가운데 3명은 나라로부터 도움을 받는 ‘국민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예요. 이렇게 부자와 가난한 사람으로 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때문일 거예요. 마을 사람 100명 가운에 어린이나 노인을 빼고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취업자’는 딱 절반인 50명이에요. 이른바 ‘월급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37명인데요, 13명은 언제라도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아주 높은 ‘비정규직’이에요. ‘13명’은 정부가 말하는 숫자일 뿐, 실제로는 17명이나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요.


우리 마을에선 종종 범죄나 사고가 일어나기도 해요. 우리 마을에서 한 해 평균 발생하는 범죄는 대략 4건이에요. 교통사고도 더러 생기지요. 100명이 모여 사는 우리 마을에 있는 자동차는 모두 40대. 한 해 평균 2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곤 한답니다.

우리 마을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게 사는 것은 아니에요. 100명 가운데 암환자는 2명. 하지만 앞으로 평생 한차례 이상 암에 걸릴 사람은 확률적으로 무려 36명이나 된대요.

둘 중 한명은 스마트폰 쓰고 종교 신자예요

이제, 우리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일상생활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우선 종교를 가진 사람은 53명으로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아요. 현재 23명은 불교를, 18명은 개신교를, 그리고 11명은 천주교를 믿고 있어요. 예전에 비해 ‘다른 마을’ 나들이도 부쩍 늘었어요. 한 해 한차례 이상 외국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만 해도 14명이나 되죠.

무엇보다 우리 마을 사람들은 ‘스마트한’ 삶을 사는 데 결코 뒤지지 않아요. 스마트폰 사용자는 100명 가운데 47명이나 되고요, 1개 이상의 사회관계망서비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하는 사람도 37명이에요. 유아나 노인을 빼고 나면, 말 그대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지요. 인터넷은 이제 더이상 뉴스조차 되지 못해요. 인터넷 사용자는 100명 가운데 80명이나 되지요.

100명이 모여 살려면 필요한 게 참 많죠. 마을 사람들이 ‘소비’해야 하는 것들도 많고요. 우선 우리 마을 100명이 한 해에 먹는 쌀은 모두 7280㎏이에요. 물론 예년보다는 꽤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연간 육류 소비량도 4330㎏이나 돼요. 한 사람당 평균적으로 하루에 100g 이상씩은 고기를 먹는다는 얘기지요. 술과 담배도 빠지지 않죠. 우리 마을 사람들이 한 해 평균 맥주 8500병(500㎖ 기준), 소주 8100병(350㎖ 기준)을 마셔요.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주당들이죠. 한 해에 피워대는 담배 역시 모두 9300갑. 한 사람당 93갑을 피운다는 얘기죠.

나무 254만그루 있어야 공기가 맑아진대요

이뿐이 아니에요. 마을 사람들에겐 물과 석유, 전기도 있어야죠. 우리 마을의 연간 물 사용량은 모두 3만3320㎥. 1ℓ짜리 생수병 3320만개에 해당하는 숫자인데요. 물론 여기엔 마을에 있는 공장을 돌리는 데 들어간 물도 포함되어 있긴 해요. 이렇게 해서 우리 마을에서는 한 해에 모두 18만2700t의 이산화탄소를 쏟아내고 있어요. 소나무를 자그마치 254만그루를 심어야만 없앨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에요. 우리 마을을 오래도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존하기 위해 사람들이 좀더 에너지 절약에 힘써야 하는 이유겠죠?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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