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6일 새벽 충남 당진의 한 농가에서 일가족 5명이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아들 김아무개(40)씨가 생활고와 가정불화 탓에 저지른 범행으로 조사됐다.
당진경찰서는 아들 김씨가 설 연휴 다음날인 1월25일 천안 집에서 자신의 부인(41)과 아들(9)을 살해해 차량에 싣고 부모집으로 온 뒤 같은날 밤 아버지(76)와 어머니(71)마저 죽인 뒤 자신 또한 집에 휘발유로 불을 질러 자살한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한달여 동안 수사를 벌인 경찰은 아들의 범행으로 판단한 근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아들만이 화재로 인한 사망 때 발견되는 ‘기도 내 그을음’이 있으며, 부모는 목과 배에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고 부인·아들은 목을 졸려 숨진 점을 들었다. 김씨 내외가 살던 천안 아파트에서 부인의 혈흔이 발견됐고, 사건 전날 축 늘어진 부인과 아들을 차례로 안고 나와 자신의 승용차에 싣는 모습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기록에서 확인된 것도 유력한 증거가 됐다. 주변 탐문수사에서 원한이나 내연관계가 없고 사건 발생 전후에 의심스러운 사람이나 차량이 현장 주변을 오간 사실이 없는 점도 고려됐다.
경찰은 “인터넷 설치업을 하던 김씨가 2008년 사업 실패 뒤 빚이 2억7700만원에 이르러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에 의한 가족과 부모 살해, 방화, 자살로 이어진 비극”이라고 전했다.
대전/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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