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쪽에서 자신에게 처음으로 입국을 요청했다는 육성 증언이 나왔다. 한겨레 자료사진
‘나는 꼼수다’에서 육성 녹음 공개
“접촉 인물은 핵심측근 이혜훈 의원”
이 의원, 관련 의혹 강하게 부인
유원일 의원 “검찰, 민주당에 혐의 덮어씌워”
“접촉 인물은 핵심측근 이혜훈 의원”
이 의원, 관련 의혹 강하게 부인
유원일 의원 “검찰, 민주당에 혐의 덮어씌워”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쪽에서 자신에게 처음으로 입국을 요청했다는 육성 증언이 나왔다.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11일 공개한 방송에서 김씨가 “솔직히 기획입국과 관련해 처음에는 박근혜 쪽에서 나한테 와서 협상하자고 했다. 빨리 오라는 거였다”며 “그런데 검찰이 그걸 다 알고도 관심이 없어 했다”고 말한 육성 녹음을 공개했다.
김씨는 자신과 접촉한 박근혜 후보 쪽 인사로 핵심 측근인 이혜훈 의원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12일 일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김씨와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어디서도 만난 적도, 얘기한 적도 없다”고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의원은 “당시 김씨는 미국 감옥에 수감돼 있었고 미국 수감 규정에는 가족 및 변호사 외에 면회가 안 되는 걸로 안다”며 “내가 김씨를 접촉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나꼼수 쪽은 김씨의 육성 녹음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함께 김씨와 개인적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의원은 나꼼수 와 인터뷰에서 검찰이 김씨의 입국을 요청한 혐의를 민주당에 덮어씌웠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나꼼수와 한 인터뷰에서 “(김경준이) 편지에서 분명히 ‘검찰은 한나라당 쪽 입국 개입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화까지 내면서 (접촉한) 민주당 쪽 인사들을 대라고 압박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전에 (김경준의) 어머니에게 ‘혹시 민주당 쪽 인사가 접촉한 적이 있느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입국 회유를 한 것은 박근혜 쪽인데도 (검찰에서는) 민주당쪽 인사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달 23일 <한겨레>와 전화 통화에서 “최근에 김경준씨를 면회 갔다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이 한창일 당시 박근혜 후보 쪽 인사 두 명이 미국으로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당시 김씨는 유 전 의원을 통해 박 후보 쪽 인사들이 ‘한국으로 귀국해 비비케이가 이명박 후보 것이란 사실을 밝혀 달라. 그것만 밝혀주면 게임은 끝난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유 전 의원에게 자신을 찾아온 박 후보 쪽 인사 2명이 현역 여성 국회의원과 검찰 출신 전직 의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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