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에 복구되는걸…검찰 관봉 사진 봤나 못 봤나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지난해 4월께 청와대가 ‘입막음’용으로 전달했다는 5000만원 돈다발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뒀다가 4일 공개했다. 기호와 포장번호 등 한국은행의 인출 기록이 적힌 ‘관봉’(왼쪽)과 관봉으로 묶여 있는 5만원권 지폐 10다발. 장진수씨 제공

장진수 쪽 이재화 변호사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해
“검찰에 증거용으로 휴대폰 제출했는데 수사 진행 안돼”
“장석명·류충렬 소환 미적거려…말맞출 시간 주는 것”

　장진수 전 주무관의 변호를 맡은 이재화 변호사가 민간인 불법사찰을 재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소극적인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6일 오전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진수 주무관이 지난 3월21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휴대폰을 이미 제출했다”며 “제출한 이유가 (관봉된) 현금 사진을 찍었다가 지운 것이 있는데 복원해서 사용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출했던 휴대폰을 3월29일 반환받았는데 4월3일날 혹시 복구가 되는지 심심풀이로 인터넷 복구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10분 만에 복구했다”며 장 전 주무관이 5000만원 관봉 현금 사진을 복구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장 전 주무관이 10분 만에 복구한 사진을 검찰이 복구하지 못했을 리가 없기 때문에, 일부러 안 한 것 아닌지, 혹은 복구해놓고도 수사를 하지 않은 것 아닌지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재화 변호사는 “(그러나 검찰에서는) 실제 5천만원과 관련된 수사는 전혀 진행이 안 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장진수 전 주무관이 돈을 건네받았다고 진술한 장석명 비서관과 류충렬 전 관리관 소환조사를 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장석명 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3월20일 저희들이 자세하게 했기 때문에 벌써 보름이 지났다”며 “그런데 아직 장석명 비서관은커녕 류충렬 지원관도 소환하지 않고 있는데 이건 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보름동안 두 사람이나 여러 사람들에게 날짜 맞출 기회를 준 거구요”라며 “검찰이 민정수석실의 눈치를 보고 제대로 수사 안 하는 걸로 밖에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영선 민주통합당 엠비-새누리심판위원회 위원장도 5일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은 왜 사진복구가 안됐는지 아니면 일부러 안한건지 못한건지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검찰이 사진 복구를 못했다는 점에 대해선 국민에게 명확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검찰이 일부러 안했거나 실력없어서 안됐거나 어떤 경우도 문을 닫아야 할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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