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케이(BBK) ‘가짜 편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는 지난 2일 가짜 편지를 근거로 ‘비비케이 기획입국설’을 제기한 홍준표(58) 전 새누리당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홍 전 의원을 불러 4시간 가까이 가짜 편지를 입수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홍 전 의원은 “출근해 보니 책상에 편지가 놓여 있었고, 누가 전달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이전의 해명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직전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하며 김경준(46·수감 중)씨 기획입국설을 제기했다. 이 편지는 김씨의 구치소 동기 신경화씨가 작성한 것으로, 김씨가 당시 청와대와 짜고 비비케이 의혹을 부풀리기 위해 국내에 입국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20011년 3월 신씨의 동생 신명씨가 ‘ㄱ대 교대 양아무개씨의 부탁으로 형을 대신해 내가 편지를 작성했다’고 폭로하며, 가짜 편지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검찰은 양씨로부터 김병진(현 두원공대 총장) 당시 이명박 대통령후보 상임특보의 부탁을 받고 가짜 편지 작성을 신명씨에게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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