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4월 30일 밤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파이시티서 8억 받은 혐의
“개인용도로 썼다” 말 바꿔
“개인용도로 썼다” 말 바꿔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후보의 당내 경선에 사용하려고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정선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최 전 위원장의 변호인은 “2006~2007년 6억원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2008년 2월에 2억원은 받지 않았다”며 “대선 경선을 위한 자금을 순수하게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위원장에게 돈을 건넨 파이시티 쪽 브로커 이동율(60·구속기소)씨도 이날 증인으로 나와 “2006년 4월 최 전 위원장이 서울 하얏트호텔로 이정배 파이시티 대표와 나를 불러 ‘경선을 하려면 언론포럼을 해야 하는데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며 “내용은 잘 몰랐지만 최 전 위원장 요청에 따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최 전 위원장이 (이명박 후보) 경선 때까지 1년만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이후 경선이 예정보다 두달 연기되자 (자금 지원을) 더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돈이 부족해 추가로 해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대선 전 저축은행에서 5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최 전 위원장도 ‘경선 자금으로 받았다’고 밝히면서, 이 대통령 측근들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여러 곳에서 대선자금을 끌어다 썼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활동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을 뿐 여론조사 등 선거(경선) 자금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최 전 위원장이 말을 바꾼 것은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측면도 있다.
이날 재판에서 이씨는 “내가 운영하던 인테리어회사의 주거래처가 신한은행이었는데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최 전 위원장이 친하다고 듣고 최 전 위원장에게 ‘신한은행과 거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연결해줬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라 전 회장은 2008년 2월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이 전 의원에게 3억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정필 박태우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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