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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저축은행, 금감원 감독자 인사까지 로비

등록 2012-07-30 07:36

보해저축 대표, 브로커에 5천만원
“신설 감독실장에 고교후배 청탁”
금감원 “로비에 대해 아는바 없다”
저축은행이 특정 인물을 금융감독원의 저축은행 감독 책임자로 앉히려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인 사실이 29일 확인됐다. 실제로 저축은행 쪽이 바란 대로 인사가 나기까지 했으나, 금감원의 자체 감사는 전혀 없었고 인사 대상자였던 간부는 현재 국외 파견근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자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 내용을 종합하면, 오문철(59·구속기소)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8월 브로커 이철수(52·구속기소)씨에게 “고등학교 후배인 금감원 이아무개 부국장을 ‘저축은행감독지원실장’으로 보내는 데 힘써달라”며 수표 5000만원을 건넸다. 이어 브로커 이씨는 국회의원 아들인 윤아무개(54·구속기소)씨에게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를 통해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금감원 고위 간부 ㄱ씨에게 인사 청탁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금감원은 당시 ‘저축은행 감독을 강화한다’며 저축은행서비스국에 저축은행감독지원실을 신설했고, 초대 실장으로는 결국 이 부국장이 임명됐다.

인사가 나기 전인 같은 해 9월 초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윤씨에게 ‘인사가 잘될 것 같다’고 귀띔해주었고, 윤씨는 이씨에게 “ㄱ씨가 이 부국장과 면담할 때 ‘정무위 관계자를 잘 아느냐’고 물으면 ‘먼 친척뻘이 된다’고 답하라”는 구체적인 행동요령까지 일러줬다. 인사가 확정된 뒤 윤씨는 이씨한테서 5000만원을 수표로 챙겼으며, 바로 다음날인 9월20일 정무위 관계자와 함께 골프를 쳤다.

광주지검과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지난해 2월 영업정지된 보해저축은행 경영진 등을 수사하면서 이런 로비 행태를 확인했으나, 그대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가 5000만원을 정무위 관계자에게 전달하지 않고 본인이 가졌다고 진술했다”며 “일상적인 골프 접대는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부국장은 저축은행감독지원실장으로 있다가 광주지검이 윤씨를 기소하기 바로 전날인 지난해 4월28일 금감원 뉴욕사무소장으로 발령이 났다. 윤씨가 기소되기 직전에 국외 파견이 확정된 셈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인사 로비 등) 이런 내용을 금감원은 전혀 몰랐고 자체 감사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윤씨의 부탁은, 인사 발표 조금 전에 알려달라는 것이었지 누구를 승진시켜 달라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지난 5월 인사에서도 뉴욕사무소장에 유임됐다. 황춘화 이재명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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