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란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현병철 연임 왜 문제인가
연쇄 인터뷰 ②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연쇄 인터뷰 ②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인권적으로 의사 표현 본적 없어
조직 편 갈라 비판적 직원 내쫓아
상임위원들 입과 손발 묶으려 해
절대 스스로 사퇴할 사람 아니다 여당의 추천을 받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했던 문경란(사진) 인권정책연구소 이사는 현병철 위원장에 대해 “인권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국가기구의 수장으로서 민주적인 절차를 존중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문 이사는 2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현병철 위원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상세히 밝혔다. 문 이사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더라도 자기 논리가 있으면 대화와 토론이 되는데, 현 위원장은 말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자기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 중재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인권에 대한 생각이 없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여성전문기자 출신인 문 이사는 2008년 2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추천으로 차관급인 상임위원에 임명돼 2010년 말까지 일했다. 그는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아 의사를 경청해 결정하겠다’는 것이었지만 말뿐이었다”며 “유리하면 표 대결로 가고, 유리하지 않을 때는 안건 상정을 미루거나 조사 담당 직원에게 압력을 넣어 조사를 못하게 하는 편법을 썼다”고 지적했다. 현 위원장은 2009년 12월 문 이사가 국외 출장을 간 사이 전원위원회를 열어 <문화방송> ‘피디수첩’ 문제에 대한 의견 표명 안건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2010년 11월 문 이사는 임기를 4개월여 남기고 상임위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힘들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사퇴할 생각은 없었다”며 “하지만 상임위원에게서 안건 상정권을 박탈하는 운영규칙 개정안을 추진해 상임위원의 입을 막고 손발을 묶으려는 것을 보고 인권위가 이 지경까지 간 것을 외부에 알려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 이사는 현 위원장이 조직을 장악한 방식에 대해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분노를 삼켰다. 그는 “직원들을 편 갈라서 내 편을 만들고, 자기와 생각이 다르거나 정권에 비판적인 직원들은 제 발로 걸어 나가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문 이사는 상임위원 사퇴 당시 미혼모 학습권 권고 작업을 함께 했던 조사관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던 일을 언급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순둥이 같은 직원들이 그 안에서 분투하고 있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문 이사는 “(현 위원장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미움을 많이 받았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내가 얘기를 할 때면 손가락으로 탁자를 세게 두드리면서 불편하다는 의사를 표현했다”며 “현 위원장과 가까운 직원들은 내가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당 추천으로 들어온 상임위원이 자신을 돕지 않고 쓴소리를 하는 데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이사는 “인권위의 생명은 독립성이고, 인권위원은 인권적으로 판단할 뿐 누구를 편들고 이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이사는 상임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청소년 미혼모와 운동부 학생의 학습권 보장 등의 권고를 해 ‘생활밀착형 인권’으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권고를 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학교장·교육감을 찾아다니며 권고 수용을 설득했다”며 “임기 전반부는 내 인생의 황금기였는데, 현 위원장 체제에서는 말리고 설득하고 비판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렸다”고 회고했다. 현 위원장은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재임 중 성과로 ‘생활밀착형 인권의 정착’을 꼽은 바 있다. 문 이사는 “생활밀착형 인권은 국민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얘기한 것이지, 정권이 불편해하는 사안에 눈감자고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글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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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편 갈라 비판적 직원 내쫓아
상임위원들 입과 손발 묶으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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