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인적쇄신 없이 개혁?…더 커지는 ‘한상대 사퇴론’

등록 2012-11-28 20:32수정 2012-11-28 22:55

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법무부장관·검찰총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검찰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법무부장관·검찰총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검찰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검찰 자체 개혁안 실효성에 의구심
“신뢰 잃은건 한총장 책임” 내부비판
28일 서울서부지검 평검사회의 취소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자체 검찰 개혁안을 발표한다고 하지만, 검토중인 개혁안이라는 게 곁가지에 불과해 그 진정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개혁의 출발은 ‘철저한 자기반성’과 ‘인적 쇄신’이 돼야 하며, 불신을 가중시킨 한 총장의 퇴진이 개혁의 전제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자체 개혁안은 꼼수? 검찰 자체 개혁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미국식 기소배심제도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이다. 기소배심제도는 중요 사건 처리 과정에 시민들을 배심원으로 참여시켜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시민들의 뜻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의 공약 사항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대해(42·사법연수원 29기) 검사가 밝혔듯이, 주요 판단 근거가 검사의 수사보고서인 상황에서 기소배심원들이 검사의 결론을 뒤집기는 어렵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미국에서도 기소배심을 검사가 다 주도한다. 미국에서는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왜 한국은 이제 도입을 하느냐”고 말했다. 이혜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은 “기소배심제도에 대해서는 시민단체에서도 논란이 있다. 잘 운영되지 못하면 검찰 수사를 정당화하는 꼴이 될 수 있어 위험한 제도”라고 말했다.

중수부 폐지는 검찰이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불순한 의도를 지적하는 시각이 많다. 이재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은 “중수부 폐지는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게 아니라 검찰총장의 영향력을 조금 줄이는 것 정도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검찰이 외부인사를 참여시킨 개혁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나오고 있는데, 참여정부 때도 검찰개혁자문위원회가 운영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 검사들 “총장 사퇴가 개혁의 시작” 최근에 잇따라 불거진 검사들의 비리와 부정이, 검찰개혁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는 근원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차장검사급 검찰 간부는 “1980년에 일본에서 판사가 여성 피고인과 성관계를 가진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일본 국민은 법원이 아니라 해당 판사를 욕했다. 법원이 그만큼 신뢰를 얻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검사를 욕하는 게 아니라 검찰을 욕한다. 정치검사가 사건을 뭉개고 이상하게 처리하면서 검찰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 책임이 한 총장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개혁은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과거는 덮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게 말이 되느냐. 기개 있는 검사가 없다고들 하는데, 기개 없는 검사를 중요 보직에 앉혀놓고 검찰권을 공정하게 행사하지 못한 정권과 한 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검사에 대한 ‘인적 쇄신’이 빠진 개혁안은 빈껍데기라는 얘기다.

‘평검사회의를 이용해야 한다’는 윤대해 검사의 글이 공개된 뒤 28일 예정됐던 서울서부지검의 평검사회의는 취소됐다. 한 간부 검사는 “평검사들이 뜻을 모아 총장한테 사퇴를 요구했어야 했는데 윤 검사 글로 그런 가능성도 닫혀버렸다”며 답답해했다.

김태규 이경미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했나…“계엄 문건 이상민도 전달” 1.

윤석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했나…“계엄 문건 이상민도 전달”

탄핵 외치면 “중국인”…민주주의 위기 실감한 청년들 2.

탄핵 외치면 “중국인”…민주주의 위기 실감한 청년들

‘전광훈 지시 받았나’ 묻자…서부지법 난동 전도사 묵묵부답 3.

‘전광훈 지시 받았나’ 묻자…서부지법 난동 전도사 묵묵부답

헌재, 최상목에 “마은혁 헌법재판관만 임명 안 한 근거 뭐냐” [영상] 4.

헌재, 최상목에 “마은혁 헌법재판관만 임명 안 한 근거 뭐냐” [영상]

“명태균은 다리 피고름 맺혀도”…윤석열 병원행 분개한 명씨 변호인 5.

“명태균은 다리 피고름 맺혀도”…윤석열 병원행 분개한 명씨 변호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