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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상대 검찰총장 퇴임…“내부 적과의 전쟁에서 졌다”

등록 2012-12-03 17:26수정 2012-12-03 21:25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뒤쪽으로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모습이 보인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뒤쪽으로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모습이 보인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최재경 중수부장 사표 반려
“결국 저는 이(내부의 적) 전쟁에서 졌습니다.”

3일 오후 3시 한상대(53·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의 퇴임식이 열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4층. 고검장과 검사장, 직원 등 300여명이 좌석을 가득 메웠다. 한 총장이 가운데 통로로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검사 비리와 수뇌부 갈등 사태로 근심이 가득했던 지난주와 달리 한 총장은 얼굴에 웃음을 띠며 한층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한 총장이 단상에 마련된 의자에 앉자, 정인창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약력을 설명하며 “한 총장을 마지막으로 떠나 보내는 날이다. 아쉽고 착잡하지만 이것이 검찰 운명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한 총장의 임기 중 업적이 담긴 ‘의지와 열정의 검찰총장 한상대’란 제목의 동영상이 상영됐다.

한 총장은 퇴임사에서 지난 8월 취임식 때 선포했던 ‘3대 전쟁(종북좌익·부정부패·내부의 적)’의 성과를 설명했다. 종북좌익·부정부패와의 전쟁에 대해선 “승리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자신을 사퇴로 내 몬 ‘내부의 적’과의 전쟁에선 “가장 어려운 싸움이었다”며 패배를 선언했다. 한 총장은 “내부의 적과의 전쟁은 우리의 오만과의 전쟁이었다. 이 전쟁은 고뇌와 고난, 오해와 음해로 점철된 끊임없는 전투, 처절한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환부를 도려내면 다시 돋아나고 적을 물리치면 또다시 물밀 듯 다가왔다. 결국 저는 이 전쟁에서 졌다”고 했다. 또 최재경(50·사법연수원 17기) 대검 중앙수사부장과의 갈등을 의식한듯 “여러분의 이해와 도움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총장은 이날 퇴임 직전, 최 중수부장이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지난달 30일 냈던 사표를 반려했다. 최 중수부장은 대검 감찰본부 감찰조사가 끝나는대로 거취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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