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공직지원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구속수감중인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난 4월3일 저녁, 구속영장 발부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차를 타고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합법만 고집할 수 없고 요령껏”
불법적인 감찰에도 길 터놔
불법적인 감찰에도 길 터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이 오직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존재했다는 사실은 지원관실 문서 곳곳에서 드러난다. 2008년 7월 신설된 지원관실은 외형적으로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총리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비선 라인’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이중 조직’이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라는 문건(이른바 ‘일심 충성’ 문건)을 작성하기 전에 만들어진 초안을 보면, 이들은 스스로를 ‘피신시켜 놓은 주군의 비선 조직’이라고 규정했다. 청와대에서 ‘주군’을 모셔야 하지만 총리실로 ‘피신’와 있다는 뜻이다.
지원관실 직원들은 2009년 2월19일, 경기도 양평 한화콘도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발제용으로 진경락 당시 기획총괄과장이 준비한 문건에는 이 대통령에 대한 찬양이 담겼다. “엠비는 역사적 선택인가?”라는 물음에 “예스(Yes). 경제만 시장주의가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도 시장주의 원리가 작동. 그 시대 환경이 그 정치, 그 사회를 선택”이라고 적었다. 또 “엠비는 어떤 사람이길래?”라는 물음에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나간 사람. 경제위기의 순간에 선택받았고 그래서 경제를 살리기만 하면 엠비는 성공한다”고 썼다.
또 진 과장은 “감찰과 정책은 균형있게 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감찰은 자신있게, 합법만 고집할 수 없고 요령껏 어떤 행위도…내공과 위엄으로 제압”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 워크숍에는 지원관실의 ‘비선 지휘부’인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행정관도 참여했다.
같은 해 4월 지원관실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운영 쇄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충성심과 실력을 겸비한 조직으로 거듭나 4대강 정비사업 등 엠비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원관실은 이를 위해 모든 직원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충성서약을 작성해 제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원관실은 스스로를 ‘이 정부와 운명을 함께할 코어그룹(Core Group·핵심조직)’, ‘오직 충성심 하나로 사심 없이 일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밝히고 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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