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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시험성적서 위조한 원전 부품
안전성 요구 설비에 이미 설치

등록 2012-12-05 20:41수정 2012-12-05 22:00

안전위, 2곳 업체 납품 확인
영광 1~4호·고리 2호에 17개
원자력발전소에 품질검증서뿐만 아니라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납품한 부품들도 설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5일 원전 부품의 가짜 품질검증서 적발을 계기로 지난달 8일 활동을 시작한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내 원전 부품 제작업체 2곳이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납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감사원이 4월2일부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원안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을 상대로 국가핵심기반시설 위기관리실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원안위 조사 내용을 보면, 원전 부품 제작업체 2곳은 최근 5년 동안 180개 품목 1555개 부품을 납품하면서 비파괴검사 등 일부 시험성적서를 거짓으로 작성해 제출했다. 이 가운데 158개 품목 436개 부품은 이미 원전에 설치됐으며, 특히 8개 품목 17개 부품은 기술적으로 안전성이 요구되는 ‘안전등급’ 설비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부품 중 3개는 고리 2호기에, 14개는 영광 1~4호기에 설치됐다. 이밖에 고리 2~4호기의 ‘비안전등급’ 설비에 302개, 영광 1~4호기에 117개가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한 업체는 지난해 7월 한수원 고리2발전소(고리3·4호기 운영)와 2차 기기 냉각해수펌프 등 9건(10억5000여만원)의 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인기관의 직인을 임의로 사용해 시험성적서 83건을 위조하고 136개 품목 961개 부품을 납품했다. 또다른 업체는 같은 해 9월 디젤엔진용 실린더 헤드 등 4억7000여만원에 2건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구매시방서에 기재된 내용과 다른 소재로 실린더 헤드를 제작하고, 공인기관 시험 결과가 기준에 미달하자 시험성적서의 날짜를 조작하는 방식 등으로 4건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2개 품목에서 5개 부품을 납품했다.

원안위는 민관합동조사단 조사와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은 한수원으로 하여금 검증품으로 교체하도록 하고 교체과정을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철저히 감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엄재식 원안위 안전정책과장은 “유사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10년간 국내 제작사가 납품한 안전등급 부품 전체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시험성적서 위조 등 원전 안전성과 관련해 문제가 된 부품을 대부분 교체한 상황이고, 교체 안 된 부품들도 계속 교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초 영광 원전 3~6호기와 울진 원전 3호기에 국외 품질검증기관의 검증서가 위조된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이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하어영 이승준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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