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진 “분란 글 예고없이 지운다”
서강대 동문들이 가입한 페이스북 그룹 ‘서강유니브’(Sogang Univ.)의 운영자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동문 모임인 서강바른포럼을 비판하는 글을 무차별 삭제해 비판을 받고 있다. 서강유니브는 서강대 재학생 및 졸업생 8700여명이 모인 페이스북의 비공개 그룹이다.
19일 서강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아무개씨가 18일 저녁 7시께 서강유니브에 “서강바른포럼을 포털에서 검색해보라”는 내용으로 올린 글이 잠시 뒤 삭제됐다. 이에 학생들이 “왜 글을 삭제하느냐”며 항의성 글을 올렸으나 운영자는 이 역시 올라오는 즉시 삭제했다.
이 학교에 재학중인 김아무개(22)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서강유니브 이용자 중 한명이 서강바른포럼의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신문 기사를 올리면서 ‘이게 정말이면 부끄럽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는데 바로 삭제된 걸 직접 봤다”고 말했다. 이후 서강유니브에는 학생들의 비판 글을 삭제하는 운영진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지만, 서강유니브 운영진은 “서강유니브는 동문 간 따뜻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장소다. 분란 글은 예고 없이 삭제하겠다”는 경고 글을 올렸다.
서강유니브 운영자는 ㅇ아무개(47)씨로 서강바른포럼 창립준비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이에 앞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ㅇ빌딩 2103호 서강바른포럼 사무실을 급습해 조사를 벌인 결과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조애진 기자 ji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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