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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제3인물’ 사용 IP, ‘오유’ 다른 아이디 수십개와 겹치거나 유사

등록 2013-02-04 07:26수정 2013-02-04 08:59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회원들이 1월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을 규탄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회원들이 1월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을 규탄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김씨 아이디 제3자 사용
같은 공유기 사용 가능성
김씨 말고 또다른 복수인물
같은 사무실서 누리집 접속 의혹
대선 앞두고 글 2천건 추천·반대
한사람이 했다고 보기엔 많아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 접속을 위해 만든 16개 아이디 가운데 5개를 제3자인 ㄱ씨가 넘겨받아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국정원이 지난 대선 기간 조직적으로 여론조작 활동을 벌였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ㄱ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사용한 5개 아이디와 아이피(IP) 주소가 겹치거나 비슷한 또다른 아이디 수십개도 발견됐다. 이들 수십개의 아이디 역시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여론조작 활동을 벌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피는 인터넷에 접속한 컴퓨터에 부여되는 고유한 주소다.

■ 수십개 아이디의 정체는?

5개 아이디와 아이피가 겹치거나 유사한 수십개의 아이디가 있다는 것은 두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ㄱ씨가 김씨의 아이디 5개와 또다른 수십개의 아이디를 한꺼번에 이용해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대대적인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ㄱ씨는 국정원 직원 김씨의 단순한 지인이 아니라, 여론조작을 위해 목적의식적으로 활동한 인물일 수 있다.

수십개의 아이디를 ㄱ씨가 사용하지 않았다면, 또다른 복수의 인물이 ㄱ씨와 같은 컴퓨터 또는 같은 사무실에서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접속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들 수십개의 아이디는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2000여건이 넘는 게시글에 ‘추천·반대’ 활동을 벌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람이 도맡아 했다고 보기에는 대단히 광범위한 인터넷 활동인 것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여러 개 아이디의 활동내역에서 중복 아이피나 유사한 아이피가 나왔다는 건 일반적으로 같은 컴퓨터에서 여러개의 아이디를 썼거나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유기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직원 김씨 등의 인터넷 활동
국정원 직원 김씨 등의 인터넷 활동

■ 김씨, 제3자 명의도 사용

김씨가 활동한 중고차 매매 누리집 ‘보배드림’에서 제3자의 명의를 사용했다는 점도 국정원의 조직적 여론조작의 의혹을 떨칠 수 없는 부분이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보배드림’에서 2개의 아이디로 활동하며 29건의 글을 쓴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실명인증이 필요한 ‘보배드림’에서는 한 사람이 1개의 아이디만 사용할 수 있다. 김씨가 다른 사람 명의의 아이디를 도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 대변인은 “김씨가 대북 심리전을 위해 친구 명의를 빌린 것일 뿐이다. 이 친구는 간첩을 잡기 위해서 충분히 협조할 마음이 있는 일반시민이다. 국정원이 연결시켜준 것은 아니고 김씨가 직접 찾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대북 심리전’을 위해 김씨가 아이디를 주고받으며 활동해온 일반인이 있다는 점을 국정원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만일 김씨가 일반인까지 동원해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을 펼쳤고 이를 국정원이 사전에 지시했거나 알고도 방치했다면,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국정원 인터넷 알바 조직’과 관련해 더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 또다른 누리집 활동 정황

김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작성한 글과 거의 일치하거나 비슷한 내용의 글이 다른 누리집에서 속속 발견되고 있어, 김씨가 특정 사이트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들이 몰리는 여러 사이트에서 광범위한 활동을 펼쳤다는 의혹도 강해지고 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쇼핑정보 공유 누리집인 ‘뽐뿌’에서 지난해 11월5일 작성된 게시글은 김씨가 바로 다음날인 6일 ‘오늘의 유머’에 작성한 “한총련이라면 아주 지긋지긋했는데 잘됐네”라는 글과 거의 똑같다.

두 글 모두 “한총련 홈페이지를 폐쇄하라고 명령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옹호하는 내용이다. 두 글의 본문을 보면, ‘오늘의 유머’ 누리집 5개 문장을 ‘뽐뿌’ 누리집에 그대로 가져와 쓰면서 새로운 문장 2개만 추가했다. 특히 “옛날부터 한총련이라면 아주 지긋지긋한데;;”와 “홈페이지 폐쇄 정도가 아니라 아예 뿌리를 뽑아버릴 수는 없는 건지;;” 등은 이모티콘까지 정확히 일치한다.

‘뽐뿌’에서 이 글을 작성한 닉네임 ‘응*******’는 지난해 9월24일부터 12월11일까지 모두 16개의 글을 작성했다. 제주해군기지 찬성 등 정부 여당의 정책을 옹호하는 등 김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올렸던 글과 비슷하다. 이 아이디로 작성된 마지막 글이 지난해 12월11일이라는 점도 이 아이디가 김씨의 것이라는 의혹을 더 짙게 한다. 지난해 12월11일은 민주통합당의 제보를 받고 경찰이 김씨의 오피스텔을 찾아간 날이다.

최유빈 정환봉 기자 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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