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포렌식센터 분석 작년 8만건
연평균 40%씩 늘어 수사 큰 기여
봉투에 묻은 세포만으로 DNA 식별
연평균 40%씩 늘어 수사 큰 기여
봉투에 묻은 세포만으로 DNA 식별
ㄱ(52)씨는 지난해 초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담당 경찰관인 ㄴ(44)씨는 ㄱ씨의 머리카락을 뽑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겼다. 감정 결과는 ‘음성’이었다. ㄴ씨는 사건을 내사종결했다. 완전범죄로 끝날 것 같았던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한건의 첩보를 입수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ㄴ씨가 ㄱ씨의 부탁을 받고 국과수에 제3자의 머리카락을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검찰로선 국과수에 의뢰된 머리카락이 ㄱ씨의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관건이었다. 국과수에 확인한 결과, 당시 머리카락은 전부 감식에 사용되고 남아있지 않았다. 검찰은 당시 머리카락을 담았던 채취봉투에 모근 세포가 묻어있을 가능성에 착안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채취봉투를 확보한 뒤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에 정밀 감식해 달라고 의뢰했다. 디지털포렌식센터가 채취봉투 내부 표면을 시약으로 닦아내자 디엔에이(DNA)가 검출됐고, 이는 ㄱ씨가 아닌 제3자의 것으로 판명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월 ㄱ씨와 ㄴ씨를 기소했다.
각종 범죄 정보를 디지털 기술을 동원해 분석하는 ‘디지털 포렌식’ 기법이 검찰의 과학 수사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최근 3년 동안 증거분석 건수가 연평균 40%씩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2010년 4만9689건에서 2011년 7만182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8만7841건에 이르렀다. 특히 디지털 증거분석 건수는 2010년 3563건에서 2011년 6412건, 2012년에는 1만9728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솔로몬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비롯해 하이마트 배임 사건,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 삼성전자 기술유출 사건 등의 디지털 증거분석 작업이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이뤄졌다. 또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투약해 논란이 된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의 감식 절차를 8단계에서 2단계로 대폭 줄여 2시간 내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신 기법을 개발해 특허등록하기도 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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