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새 이사장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 27일 선임
′상청회′ 일부 언론 ‘박근혜 지지조직’ 소개되기도
′상청회′ 일부 언론 ‘박근혜 지지조직’ 소개되기도
최필립 이사장의 사퇴로 자리가 빈 재단법인 정수장학회의 새 이사장으로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이 27일 선임됐다. 상청회는 정수장학회 장학생의 모임으로 회원 수는 3만8000여명에 이른다. 상청회는 정수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대학 졸업생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현재 장학금을 받고 있는 대학 재학생의 모임 청오회와 구분된다.
28일 오후 김삼천 신임 회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정수장학회로부터 (장학회를 이끌어달라는) 연락을 받고 이사장 선임 소식을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정수장학회는 앞서 27일 이사회를 열어 최필립 전 이사장의 후임 이사장으로 김 신임 회장을 선임했다. 정수장학회 이사진은 이사장을 비롯해 모두 5명으로 구성되며, 이사장은 전체 이사 가운데 호선으로 선임한다.
김삼천 정수장학회 새 이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영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방림방적에서 기업인 생활을 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26~27대) 상청회 회장을 지냈고, 박근혜 대통령이 32년간 이사장을 지낸 한국문화재단에서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재단이 청산절차를 밟기 전까지 감사를 맡았다.
김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신분이었을 때 매년 개인 최고한도인 50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수 차례 냈다. 김 이사장은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아 박 대통령의 ‘동문 자격’으로 개인 후원금을 냈다고 밝혔으나, 일부 언론은 이 사실 등을 근거로 상청회를 ‘박근혜 지지조직’으로 소개해왔다. 실제로 3만8000여명에 이르는 상청회원은 학계와 재계, 정·관계에 걸쳐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김기춘·현경대·강성구 전 한나라당 의원과 법조계의 신승남 전 검찰총장, 주선회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이 상청회에 속해 있다. 이들 가운데 김 이사장에 앞서 각각 상청회장을 지낸 김기춘, 현경대 전 의원 등은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의 핵심 멤버다.
지난해 대선 전까지 박근혜 대통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지목받아왔던 정수장학회가 최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또다시 ‘영남대-한국문화재단-상청회’ 등을 거치며 박 대통령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어온 김삼천 이사장을 선임함에 따라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남대가 속해있는 영남학원과 지난해 청산된 한국문화재단, 상청회와 밀접한 정수장학회 등 세 곳의 공익법인은 대선 전부터 야당으로부터 박 대통령을 지원하는 단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겨냥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강탈한 공익법인들을 마치 재벌 계열사처럼 운영하며 최측근들을 임원으로 포진시키고, 사유물처럼 지배해 온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문화재단 감사와 상청회 회장을 동시에 맡고 있던 김 이사장도 김 의원이 지목한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이었다.
김삼천 회장은 정수장학회 관련 논란을 의식한 듯 28일 “내가 어려울 때 받은 (정수장학회) 장학금이었기에, 앞으로 더 많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서라도 애초 설립취지였던 장학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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