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이 국정원 전 심리정보국장 소환 조사한 이유는

등록 2013-04-26 19:51수정 2013-04-26 22:18

국정원 조직적 정치개입 의혹
원세훈 겨냥 중간역할 확인뒤
직원 전체로 수사 확대 가능성
심리정보국 폐지돼 배경 주목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국내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을 ‘1순위’로 불러 조사한 것은 민 전 국장의 ‘입’을 여는 것이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열쇠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정원의 직제에 비춰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아 실행에 옮긴 것으로 의심을 사고 있는 민 전 국장이 실제 어떤 구실을 했는지 우선 규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중간 연결고리부터 국정원 내부망에 게시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자료에는 원세훈 전 원장이 직원들에게 대선 및 국내정치 개입을 주문한 내용들이 담겨 있고, 심리정보국 직원 김아무개(29)씨 등이 ‘오늘의 유머’ 누리집 등에 올린 글에는 이런 지시 사항의 내용이 반영돼 있다. ‘원 전 원장→민 전 국장→직원’으로 이어지는 지시·실행 과정에서 민 전 국장을 제외한 위아래에서 벌어졌던 일이 어느 정도 공개된 셈이다.

검찰이 민 전 국장을 서둘러 조사한 것은 민 전 국장의 중간 고리 역할을 먼저 규명함으로써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발인들이 (국정원) 위와 아래 다 있다. 아래부터 올라가느냐, 중간부터 올라가느냐는 수사팀 판단에 따라 하는 것이다. (민 전 국장 소환은)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서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 전 국장의 소환 조사는 검찰이 인터넷에 게시글·댓글을 단 국정원 직원의 행위를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심리정보국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경찰 수사에서 직원 김씨 이외에 또다른 직원 이아무개(39)씨가 추가로 드러났고, 이들이 조직적인 활동을 한 것에 비춰보면 심리정보국의 다른 직원들도 연루됐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김씨 등 3명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해 일단 민 전 국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심리정보국 전체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 검찰은 민 전 국장을 추가로 소환 조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 심리정보국 왜 폐지? 국정원이 최근 심리정보국을 폐지한 것도 눈길을 끈다. 국정원은 2011년 11월 국정원 3차장 산하의 대북심리전단을 확대 개편해 심리정보국으로 격상시키고, 산하에 안보 1·2·3팀을 신설했다. 직원은 70여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정보국 폐지에는 원세훈 전 원장 시절의 국내정치 개입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국내정치 관여 흔적이 경찰 수사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정원 스스로 심리정보국의 활동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책임자였던 민 전 국장을 대기 발령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국정원 직원은 퇴직하더라도 증인이나 참고인, 사건 당사자로서 직무상 비밀에 관한 사항을 증언하거나 진술하려 할 때는 미리 국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으로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국정원 관계자는 “민 전 국장이 남재준 원장의 허가를 받고 검찰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김정필 김원철 기자 fermat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체감 -21도 ‘코끝 매운’ 입춘 한파 온다…6일 다다를수록 추워 1.

체감 -21도 ‘코끝 매운’ 입춘 한파 온다…6일 다다를수록 추워

‘주 52시간 예외 추진’에…삼성·하이닉스 개발자들 “안일한 발상” 2.

‘주 52시간 예외 추진’에…삼성·하이닉스 개발자들 “안일한 발상”

도올 “윤석열 계엄에 감사하다” 말한 까닭은 3.

도올 “윤석열 계엄에 감사하다” 말한 까닭은

휴일 없이 하루 15시간씩, 내 살을 뜯어먹으며 일했다 [.txt] 4.

휴일 없이 하루 15시간씩, 내 살을 뜯어먹으며 일했다 [.txt]

윤석열 ‘헌재 흔들기’ 점입가경…탄핵 심판 가속에 장외 선동전 5.

윤석열 ‘헌재 흔들기’ 점입가경…탄핵 심판 가속에 장외 선동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