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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겨레 기자가 몰래 녹음해 야당 도의원한테 줬다고?

등록 2013-04-26 20:47수정 2013-04-26 21:02

홍준표 지사의 이상한 발언
홍준표 경남지사가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답변을 거부하고 근거없이 기자의 취재활동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23일 오후 창원시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경상남도 서민 무상의료 추진 계획’ 등을 발표했다. 홍 지사의 발표 뒤 질의·응답 때 <한겨레> 기자는 “앞으로 한달간 진주의료원 노사 대화는 폐업과 정상화 등 모든 것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만약 대화 결과 정상화한다는 결론을 내놓아도 오늘 발표한 서민의료 대책이 유효한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하지만 홍 지사는 “거기에 답변 안 하겠습니다. 알아서 쓰십시오. 내 요즘 (기사) 쭉 보고 있는데 너무 하더라. 내가 어떤 답변을 하더라도 마음대로 쓰니까. 관점이 다르니까”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홍 지사는 이날 <내일신문> 기자의 질문에도 “내가 이렇게 말해도 그렇게 안 쓸 것 아니냐”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하고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의 이해를 구해야 할 고위공직자가 ‘관점이 다르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한 것은 이례적이다.

홍 지사는 또 <한겨레> 기자에게 “혹시 또 녹음해서 야당 도의원에게 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언론의 취재활동을 야당과 연결시켜 흠을 내려 한 것이다.

홍 지사가 언론을 제 입맛대로 다룬다는 비판은 지난해 12월20일 도지사에 취임한 뒤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월26일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발표한 이후 언론 옥죄기가 더욱 심해졌다는 평가다. 경남도를 취재하는 한 기자는 “경남도가 법적 조처를 하겠다며 브리핑까지 했으나, 결국 경남도의 잘못으로 드러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남도 출입기자단은 홍 지사에게 기자회견 때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한 공식 해명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장수 경남도 공보특보는 “기자회견에서 답을 하지 않은 것은 특정 매체와 관계없이, 진주의료원의 향방과 관련된 매우 민감한 문제라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겨레> 기자에게 결례한 것은 (홍 지사가) 다음날 따로 만나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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